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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톡, 기약없는 기다림…'제2의 타다' 우려 짙어져
법무부, 로톡 변호사 징계 적절성 판단 보류
입력 : 2023-07-20 오후 8:52:37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법무부가 로톡 변호사 123명에 대한 징계 적절성 판단을 보류하면서 혁신벤처·스타트업계는 또 한 번 고개를 숙였습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 헌법재판소 등 적지 않은 국가 기관이 로톡의 손을 들어줬지만 대한변호사협회에 발목이 잡힌 현실에는 여전히 변화가 없습니다. 규제를 최소화해 혁신 서비스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법무부 징계위원회 속행 결정
 
로톡은 20일 법무부의 징계위원회 속행 결정이 전해진 후 "심의 일정이 길어진 것에 대해서는 아쉬운 마음이 크나 충분한 소명 기회를 받은 것에 만족한다"며 "다음 기일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로톡은 "지난 2014년 서비스 출시 이래 변호사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 차례의 고발과 관련해 단 한 번의 예외 없이 무혐의 판단을 받았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정의와 법치에 기반한 합리적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로톡과 같은 입장에서 이날의 결정을 주목했던 리걸테크 업계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상식적인 판단을 바랐지만 기약없이 미뤄지는 상황에 속만 타들어간다는 심정입니다. 
 
이날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변협의 징계 처분을 취소하지 못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전했는데요. 복수의 국가 기관은 물론 법무부 조차 지난 2021년 로톡 서비스가 변호사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으면서 결정을 미루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일격했습니다. 
 
코스포는 법무부의 행태를 "직무 유기와 다름 없다"고 지적하며 "이대로라면 로톡의 미래는 물론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미래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그 어떤 스타트업도 대한민국에서는 혁신의 꿈을 키우지 않을 것"이라고도 일침했습니다. 
 
스타트업계의 큰 이정표가 될 수도 있었던 법무부의 결정이 미뤄지면서 로톡은 혹독한 생존 게임을 지속하게 됐습니다. 로톡은 변협과의 대립이 장기화되면서 플랫폼 사용 변호사 수가 급감했고, 결국 올 초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습니다. 지난 5월 '법률 종합 포털'로의 새 도약을 선언했지만 변협의 '플랫폼 고사' 전략이 상존하는 한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20일 서울 강남구 소재 '로톡' 운영사 로앤컴퍼니에서 직원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금껏 스타트업들이 내놓은 전에 없던 서비스들은 기존 산업계와 적지 않은 충돌을 빚어왔습니다. 대표 사례가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입니다. 타다는 지난 2018년 혜성처럼 등장해 승객들의 큰 지지를 받았습니다. 대형 택시의 안락함과 함께 쾌적한 차량 내부, 친절한 기사 등 기존 택시에 대한 불만을 개선한 서비스가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내 택시업계의 반발과 불법 논란 등에 직면해 인고의 시간을 맞게 됐는데요. 그 결과 2020년 3월 이른바 '타다 금지법'이라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됐고, 이재웅 전 쏘카 대표와 박재욱 쏘카 대표(전 VCNC 대표)(현 쏘카 대표)는 '불법 콜택시 영업'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 전 대표와 박 대표는 약 3년만에 대법원의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때를 놓친 혁신은 힘을 잃었습니다. 타다는 개정된 운수사업법에 맞춰 '타다 라이트'와 '타다 넥스트'로 재탄생했지만 이미 시장의 경쟁은 치열해진 후였습니다. 경영난에 직면한 타다는 쏘카에서 토스로 주인이 바뀌었으나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 또 맞닥뜨렸고 다시 한 번 손바꿈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 같은 현실을 두고 박 대표는 "무죄가 됐지만 그 때의 타다는 돌아오지 못한다"고 슬픔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타다 무죄 반성문에도…기득권과 갈등 지속
 
타다 무죄 판결 이후 스타트업계는 물론 타다 금지법을 만든 국회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혁신을 바탕으로 한 상생의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반성문을 썼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제2의 타다'를 우려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대법원의 판단으로 원조 타다 서비스는 3년여만에 불법성 논란에서 벗어났다. (사진=뉴시스)
 
이날 징계 판정이 보류된 리걸테크 플랫폼 이외에도 세무, 의료 등의 영역에서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비대면진료 플랫폼은 코로나19 팬데믹 극복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무색하게 임시 허가 기간 종료와 함께 존폐의 기로에 섰습니다. 비대면진료가 한시적 허용에서 시범사업으로 전환되면서 남성 메디컬 헬스케어 플랫폼 '썰즈', 한의원 비대면 진료 플랫폼 '파닥', 비대면진료·약 배송 플랫폼 '바로필' 등이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혁신벤처단체협의회는 "전 산업분야에서 기술을 적극 도입하는 전세계적 흐름 속에서 우리 벤처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킬러규제'를 뿌리 뽑고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을 겸하고 있는 박재욱 대표 역시 "스타트업계는 3년 반 전에 있었던 '타다 금지법'의 아픔을 뚜렷이 기억하고 있다"며 "새로운 이용자 가치를 만들기 위해 피땀 흘린 창업자와 동료들의 노력이 폄훼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김진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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