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온라인 맞춤형 광고 행태정보 처리 가이드라인을 준비 중입니다. 지난해 메타(페이스북)와 구글의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에 철퇴를 가하면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그런데 이 같은 움직임에 국내 사업자들이 반기를 들고 있습니다. 국내 광고 생태계에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섭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기업과의 역차별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합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한국게임산업협회, 한국디지털광고협회, 한국온라인쇼핑협회는 '국내 광고 생태게를 혼란에 빠트릴 온라인 맞춤형 광고 가이드라인의 제정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다'는 제목의 서명을 공동으로 발표했습니다. 코스포 등은 성명을 통해 "가이드라인은 사업자들조차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게 구성이 됐다"며 "특히 중소 광고 사업자들은 사실상 맞춤형 광고사업을 접어야 하는 위기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해 구글과 메타에 대해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무분별하게 수집했다며 1000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사진=개인정보위)
이들이 문제를 삼고 있는 부분은 '동의 시점'에 관한 것입니다. 가이드라인 초안에 따르면 '사업자는 정보주체가 해당 서비스에 가입하거나 접속할 때 로그인 여부와 무관하게 (정보수집·이용·제공 등 처리 관련)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용자들의 쇼핑 구매 목록이나 웹사이트 검색 이력 등 행태 정보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광고를 웹사이트나 웹페이지에 실으려면 이용자들에게 일일이 개별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이용자와 사업자 모두에게 불편을 초래하는 조치라고 지적합니다. 이용자의 입장에서는 동일한 사이트를 휴대폰, PC, 브라우저 등 각기 다른 접속방법으로 들어갈 때마다 반복해서 동의 팝업창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피로도가 높아지고 서비스 이용을 기피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사업자의 경우 각기 다른 크기와 종류, 운영체제를 가진 휴대폰, PC, 태블릿 등 인터넷으로 접속 가능한 모든 매체에 적합한 동의 팝업창을 띄워야 하는 기술을 구현해야 합니다. 이는 중소 사업자에 보다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며, 중소 광고사업자가 동의를 재차 요구할 경우 얼마나 많은 이용자가 동의할 지도 미지수라고 업계 관계자는 꼬집습니다.
결과적으로 가이드라인은 온라인 맞춤형 광고 활용도를 떨어뜨리게 되며, 과거처럼 불특정 다수에게 효과성이 낮은 무차별적 광고를 진행해야 한다면 온라인마케팅 비용이 대폭 증가하게 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관련 업계는 온라인 맞춤형 광고가 사생활 침해의 소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디지털 경제를 유지·촉진하는 핵심 동력 역할을 한 점도 인정해달라고 호소합니다. 인기협 관계자는 "(가이드라인 제정은) 혁신에 역행하고 국내 경제산업 전반에 수많은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규제 완화와 산업발전을 외치던 정부가 중소·벤처기업, 스타트업의 질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국민에게 선보일 기회조차 빼앗는 것"이라고 일침했습니다.
일부 관계자들은 "글로벌 플랫폼의 무분별한 행동을 규제하기 위한 정책이 되레 국내 플랫폼 기업의 발목만 잡게 될 것"이라며 역차별 우려도 제기했습니다. 실제로 '넷플릭스 법'이란 별칭이 붙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도 정작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이 주된 규제의 대상이 됐습니다.
업계의 반발에 개인정보위는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습니다. 개보위 관계자는 "사생활 침해 위험을 최소화하면서도 불필요한 이용자 불편과 사업자 부담을 야기하지 않도록 최선의 정책 대안을 확정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