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3일 이태원 참사의 원인이 "'검수완박'의 입법 과정에서 경찰조직의 권한 확대에만 몰두하며 지난 정권에 밀착했던 일부 정치경찰에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태원 참사 국가애도기간 동안 정쟁을 자제하자고 했지만, 압사 위험을 경고하는 112 신고 내역 11건이 공개된 뒤 야권의 공세가 거세지자 민주당에 책임을 분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행안위 소속 정우택·장제원·이만희·김용판·박성민·조은희·김웅·전봉민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의 비리를 덮을 의도로 강행한 '검수완박'의 입법 과정에서 경찰조직의 권한 확대에만 몰두하며 지난 정권에 밀착했던 일부 정치경찰의 행태가, 결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의 보호라는 경찰 본연의 임무를 소홀하게 만든 것은 아닌지 강한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셀프 수사를 믿지 못하겠다고 하시는 주장, 참 기가 막힌다"며 "누가 지금 같은 상황을 만든건 지, 검수완박은 까맣게 잊은건 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날 국정조사 추진 의사를 밝힌 민주당을 향해 "애도 기간이 채 끝나지도 않았음에도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는 등 사태 수습보다는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는 행태를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번 참사의 원인으로 "코로나 이후, 10만 이상의 대규모 다중이 모일 것이라는 예견에도 불구하고 주최측이 없는 자발적 모임이라는 이유로 별다른 사전 안전대책을 수립하지 않은 용산경찰서장,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을 비롯한 경찰지휘부와 용산구청장 등 지방자치단체의 안일함과 무능"을 지적했다.
이어 "사고발생 약 4시간 전부터 접수되었던 '112 신고를 일반적 불편신고로 판단한 안일한 대응', '현장 지휘관의 미흡한 상황판단과 늦장대처' 그리고 '무너진 경찰 지휘보고 체계' 등 무엇보다 경찰지휘부의 무능과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며 "이러한 행태에 대해, 충격을 금치 않을 수가 없으며 철저한 진상규명 요구와 함께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민주당의 책임을 물으면서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윤희근 경찰청장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국민의힘 행안위 간사인 이만희 의원은 회견 직후 기자들이 이 장관과 윤 청장에 대한 인사조치를 묻자 "지금 단계에서 말씀드리긴 어렵다"며 "지금 한창 왜 그렇게 상상하기 어려운 사고가 발생했고, 제대로 대처를 못 했다. 왜 대비를 못했는지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는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 그 결과를 가지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대형 사고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검수완박법을 개정하자"며 "국정조사보다 그게 먼저"라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민주당이 입법독재로 통과시킨 '검수완박법'으로 인해 검찰은 이태원 사고를 수사할 수 없다"며 "민주당은 부끄러움도 없이 경찰의 수사를 믿을 수 없다며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경찰을 못 믿겠다며, 수사권도 없는 국정조사로 무슨 진실을 밝히겠다는 것이냐"고 물었다. 정 위원장은 이태원 참사 직후 "지금은 추궁이 아닌 추모의 시간"이라며 문제가 된 이상민 장관의 발언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