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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저지선은 '경찰'…민주당은 국정조사 공세
국민의힘, 정권 심장부로 책임론 번질까 전전긍긍…국정조사 거부시 후폭풍
입력 : 2022-11-03 오후 4:45:48
정진석(왼쪽) 한일의원연맹 회장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43차 한일·일한의원연맹 합동총회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민주당은 3일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정의당도 "민주당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동조했다. 이태원 참사 발생 4시간여 전부터 '압사' 위험을 경고하고 경찰 통제를 요청하는 11차례의 112신고 내역이 공개되면서 야권도 대대적 공세로 전환했다. "추궁이 아닌 추모의 시간"이라며 수습에 방점을 찍었던 국민의힘은 경찰 책임을 1차 저지선으로 설정했다. 자칫 대통령 등 정권 심장부로 책임론이 번질까 경계하는 모습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민의 불안과 분노가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정조사를 통해 국민과 함께 진상규명에 전면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국정조사 요구서는 재적의원 4분의 1(75명) 이상이 동의하면 제출할 수 있다. 민주당은 169석을 보유한 제1당이다. 이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제34차 한일의원연맹 합동총회 개회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으로부터 국정조사요구서 제출을 요구받았다. 오는 5일까지 국가 애도기간이고 사태 수습이 우선인 점,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월요일 행안부 긴급 현안질의가 예정돼 있는 점 등을 고려하고, 국정조사요구서를 본 다음에 수용 여부나 시기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156명이나 소중한 생명을 잃은 사건에 대해 민주당으로서는 국정조사를 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주 원내대표 말에서 느껴지듯, 국민의힘으로서는 마냥 국정조사를 거부할 수만은 없는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참사 초기 애도와 수습에 방점을 찍으며 책임론 사전 차단에 주력했지만, 경찰 112신고 내역 공개로 더 이상 없던 일로 무마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렸다. 충분히 사전 대응으로 막을 수 있었던 '인재'였다는 사실과 함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시작으로 박희영 용산구청장, 한덕수 국무총리까지 실언을 쏟아내며 국민적 공분을 샀다.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 중 한 명인 조경태 의원은 이미 국정조사에 긍정적 의견을 내비쳤다. 유력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등도 이상민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 심지어 한덕수 총리의 경질까지 촉구하고 나서 국정조사에 동의할 가능성이 커졌다. 
 
일단 국민의힘 지도부는 경찰 수사결과를 지켜보자는 시간 벌기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으로까지 책임론이 번지는 것만큼은 어떻게든 막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오는 5일까지 국가 애도기간인 점을 들어 지금은 사태 수습에 전력을 다할 때를 강조하고 있다. 동시에 경찰 선에서 책임을 끝내려는 기류도 엿보인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비대위 회의에서 "4번이나 현장 출동했던 경찰의 현장 판단이 왜 잘못됐는지, 기동대 병력 충원 등 충분한 현장 조치가 왜 취해지지 않았는지 그 원인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면서 "응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도 경찰 책임과 문책에는 뜻을 같이 했다.
 
일각에서는 112 신고 내역 공개 배경에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는 정진석 위원장의 언급을 토대로 전략적 의도성이 다분하다는 의심도 나온다. 참사의 책임을 미흡한 대응으로 인명 피해를 키운 경찰에게 돌리고, 이를 오히려 검찰의 권한 강화 및 민주당 책임론과 연결시키려 한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공교롭게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검수완박 법률 개정으로 검찰이 대형참사 관련해 직접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부분은 빠지게 됐다"며 "검찰이 (대형참사를)수사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아쉬워했고, 정진석 위원장은 다음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정조사보다 검수완박법 개정이 먼저"라고 한 발 더 나아간 주장을 펼쳤다. 그는 "민주당이 입법독재로 통과시킨 '검수완박법'으로 인해 검찰은 이태원 사고를 수사할 수 없다"며 "민주당은 부끄러움도 없이 경찰 수사를 믿을 수 없다며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수사권도 없는 국정조사로 무슨 진실을 밝히겠다는 것이냐"고 민주당 책임을 끌어들였다. 사퇴 요구에 직면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경찰국 설치를 놓고 경찰대 출신들과 큰 마찰을 빚은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일선 경찰서장들의 집단반발을 전두환 신군부의 "12·12 쿠데타"에 비유하는 등 악감정을 드러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강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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