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카카오페이가 연간 매출 성장률을 종전 40~60%에서 15~25%로 하향 조정했다. 인플레이션, 금리인상 등 거시 경제 환경이 악화되는 데 따른 목표치 수정이다. 카카오페이는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혁신 서비스를 통해 성장의 발판을 다진다는 방침이다.
이성호 카카오페이 재무총괄리더는 1일 진행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의 사업 계획 수립 당시와 비교해 거시경제 환경이 상당한 차이가 발생했다"며 매출 목표치 조정의 배경을 전했다.
부문별로는 결제 매출보다 금융서비스 매출이 보다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일 것으로 봤다. 주식시장 약세, 대출 규제, 금리인상 등의 요인이 모두 금융서비스 이용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성장률을 크게 조정할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결제 매출은 전사 매출 성장률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금액에서의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이 총괄리더는 부연했다.
연간 거래액(TPV) 증가율은 20% 정도에 머무를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제시했던 전망치 20~30%의 하단에 수렴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 총괄리더는 "시장 상황이 어려울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에 가이던스 달성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대응 방안과 관련해 시장과 면밀히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가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이야기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동시에 카카오페이는 부정적인 대외 환경을 성장의 기회로 전환하는 노력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좋지 않은 대외 환경 속에서도 소비자나 제휴사의 니즈가 높아지는 영역은 존재한다"며 "이러한 방향에 역량을 투입해 위기를 헤쳐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면, 개인의 경제 여건이 나빠지면 이용자들은 소비를 어떻게 관리할지 고민이 많아지는데, 카카오페이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로 개인의 소비 패턴을 분석해 최적의 결제 수단을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 지난 3분기에도 마이데이터 기반의 신규 서비스 '카드 추천'의 매출이 인식된 영향에 기타 서비스 매출이 24% 증가했다.
신 대표는 "어느 기업이나 위기는 있지만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다른 결과를 얻게 된다"며 "빠른 서비스 고도화로 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발생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신 대표는 "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느꼈을 이용자와 투자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금융 플랫폼으로의 책임감과 경각심을 갖고 기술적인 재발 방지책을 신속히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재해 상황에 대한 대비를 강화해 매 순간 안정적인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카카오페이는 이번 서비스 장애를 계기로 카카오톡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작업도 강화한다. 카카오페이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앱을 사용할 수 있도록 이용자 동선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애플워치 결제 제공, 만보기 등 카카오톡 내 페이서비스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기능들도 이를 위한 수단이 될 전망이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