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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10년 전 사건 수사기관-법정진술 달라도 일관되면 신빙성 인정"
입력 : 2022-04-18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10년이 지난 사건에 관해 증인의 수사기관 진술과 법정진술이 세부적인 내용에서 다소 차이가 있더라도,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성이 있다면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와 B씨의 상고심에서 이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유죄 판결한 원심을 확정한다고 18일 밝혔다.
 
아버지와 아들인 A씨와 B씨는 경북 영천에서 사설 박물관을 운영하던 중 2012년 3월에서 7월 사이, 장물업자 C씨에게서 대명률(중국 명나라 형률 서적으로 조선 초기에 간행된 대명률직해 원문본)을 1500만원에 구입했다. 이때 이들 부자는 대명률이 문화재로 지정될 경우 C씨에게 1000만원을 더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들 부자는 같은 해 10월 영천시정에 대명률을 문화재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하면서 소장하게 된 경위를 ‘선친에게서 받았다’고 허위로 기재했다. 문화재청은 2016년 7월 대명률을 보물로 지정했다. 그러나 알고 보니 대명률은 지난 1998년 4월 경주에서 도난당한 것이었고, C씨 역시 대명률을 안동의 D시에게서 매수해 가지고 있었다.
 
이들 부자는 대명률이 문화재로 지정됐음에도 C씨에게 약속했던 1000만원을 주지 않았다. 이에 C씨가 수사기관의 수사에 협조하면서 A씨와 B씨의 범행이 드러났다. 그럼에도 A씨와 B씨는 법정에서 대명률을 매수한 사실이 없고 선친에게서 상속받은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이들 부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재판부는 “C씨 진술은 수사기관 이래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고 구체적”이라며 C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 A씨에 징역 5년 B씨에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에 A씨와 B씨가 재판 결과에 불복했고 검찰도 항소심에서 이들 부자가 대명률을 매수한 시기를 변경하는 내용으로 공소장 변경을 신청해, 항소심 재판부는 직권으로 원심을 파기했다.
 
이들 부자는 항소심에서도 1심과 마찬가지로 대명률을 C씨에게서 매수한 게 아니라 선친에게 물려받은 것이라고 주장했고 양형도 너무 무겁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들 부자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C씨의 진술에 관해 “C씨가 대명률을 구입한 시기가 2006년 9월경으로 이미 10년 이상 시간이 경과해 C씨가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기억해 진술하기 어려운 사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C가 D씨에게 대명률을 구입한 경위와 장소, 매수대금의 금액과 출처 등에 관한 수사기관과 법정 진술이 세부적인 부분에서 다소 차이가 있더라도 C씨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다만 1심보다는 형량을 낮췄다. 재판부는 A씨에게는 징역 3년을, B씨에게는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와 B씨가 허위로 대명률을 제작해 문화재 지정신청을 한 건 아니고 대명률이 큰 훼손 없이 위탁보관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B씨는 A씨에 비해 범행 가담정도가 가벼워 보인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A씨 부자가 상고했으나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서울시 서초구 대법원. (사진=대법원)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김응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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