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에게 청탁을 받고 특혜를 제공해준 대신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곽상도 전 국회의원이 무죄 주장과 함께 방어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준철)는 31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곽 전 의원의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재판에 출석한 곽 전 의원은 발언 기회를 얻고 “구속수감된지 56일이 지났고 인멸할 증거가 없다, 코로나19로 구치소가 어수선하고 변호인 접견도 수시로 불허된다”며 “수사기록을 어제 받아봤고 증거인부도 제대로 살펴보지 못한 상태에서 하는 등 재판 과정이 너무 불리하다”고 주장했다.
또 “1차 구속영장 (기각) 이후 2차 구속영장 (발부) 뒤 검찰이 하나은행 관계자를 조사했지만 피고인(곽 전 의원)이 개입했다고 진술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검찰 구속영장에는 곽 전 의원이 하나금융지주 간부에게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기재돼 있지만, 실제 수사기록에는 관련 진술이 없고 기소 단계에서는 이 같은 내용이 빠졌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곽 전 의원은 “관계자 진술이 오염되고 범죄 사실이 조작되는 등 증거재판주의 원칙이 훼손됐다”며 “원활하고 충분한 방어권 행사가 꼭 필요하다”고 재판부에 강조했다.
곽 전 의원은 1차 공판준비기일 때와 마찬가지로 이날도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곽 전 의원 변호인은 “뇌물 혐의는 사실 관계 자체를 부인하고 직무 관련성과 대가 관계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역시 인정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남욱 변호사 측도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남 변호사 측은 “곽 전 의원에게 제공한 돈은 변호사 비용이지 정치자금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만배 측 변호인도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곽 전 의원이 방어권 보장을 거듭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별다른 답 없이 공판준비절차를 이어갔다. 재판부는 준비기일을 마치고 내달 13일 오전에 1차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곽 전 의원은 지난 2015년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꾸리는 데 도움을 준 대가로,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아들 병채 씨를 통해 퇴직금 등 명목의 50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뿐만 아니라 곽 전 의원은 남 변호사에게 2016년 20대 총선을 전후로 불법 정치자금 5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대장동 개발사업의 민간사업자에게 특혜를 제공하고 아들을 통해 50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곽상도 전 국회의원이 지난달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은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