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재판에서 검찰이 그간 확보한 주요 증거를 25일 법정에서 공개했다. 검찰은 성남의뜰 컨소시엄 평가 채점표와 대장동 도시개발 사업협약서 공문 등을 공개하며 피고인들에 적용된 기존 혐의를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정민용 변호사가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특혜·비리 의혹 사건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준철)는 이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의 17회 공판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를 토대로 서증조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성남도개공에서 전략사업팀 투자사업파트장으로 근무한 정민용 변호사의 상대평가 채점표를 공개하면서 “정민용 피고인은 자산관리회사계획항목 및 인력에 대해 성남의뜰 컨소시엄에만 A점을 줬고 나머지는 모두 X로 기재했다”고 설명했다.
또 “타인자본조달계획 같은 평가항목에는 구체적인 근거자료를 제시하라고 평가표에 밑줄까지 그어져있는데 정 피고인은 성남의뜰에 A점을 배점했다”며 “성남의뜰은 무이자로 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 근거자료를 전혀 제시하지 못했고, 정 피고인은 성남의뜰에 모든 항목에 대해 A점을 줬다”고 언급했다.
검찰은 정 변호사와 김문기 성남도개공 개발1팀장이 유 전 본부장의 지시로 성남의뜰에 높은 점수를 몰아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정 변호사의 채점표를 공개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대장동 개발사업의 초과이익 환수조항이 삭제될 당시 성남도개공 내부에서 오고간 문서도 공개했다. 검찰은 “개발사업1팀은 경영지원팀과 전략사업실에 사업협약 수정안 검토요청 공문을 보냈고 경영지원팀이 이에 회신하면서 수정안 공문은 정식으로 접수돼 검토부서에서 검토 및 처리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략사업실은 개발1팀이 추가사업 이익 배분 조항을 삭제해 다시 발송한 사업협약서 재수정안 검토요청 공문에만 회신했다”며 “전략사업팀은 추가사업 이익 배분 조항이 포함된 수정안을 정식으로 접수했음에도 검토하지 않고 해당 조항이 빠진 협약서 재수정안에 검토 회신을 했는데 이는 경영지원팀의 회신 과정과 비교할 때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서증조사 방식을 두고 피고인들의 변호인이 반발하는 모습도 보였다. 서증조사는 정 회계사가 검찰이 제시한 증거에 모두 동의하면서 진행됐는데, 다른 피고인들의 변호인들은 “검찰이 확인되지 않은 추측을 언급하고 다른 피고인들의 증거까지 합쳐 마치 최후진술을 하는 것처럼 공소사실을 구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정영학 피고인과 저희는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검찰의 이런 서증조사를 계속 듣고 있어야 한다면 수긍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에 재판부는 “검찰이 증거의 의미를 설명하는 건 일정부분 할 수 있다고 보지만 어느 정도까지 가능한지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며 “서증에 대한 피고인 의견은 오늘이 아니라도 충분히 말할 기회 있을 것”이라고 설득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1일 재판을 열고 황무성 전 성남도개공 사장의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당초 오는 28일 이성문 전 화천대유 대표의 증인신문을 하려 했으나, 이 전 대표가 코로나19에 확진돼 다음달 4일로 일정을 변경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