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내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올해 서울 집값의 상승폭이 지난해보다 약 2배 커졌다. 아파트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상승곡선이 더 가팔라진 것이다. 중저가 단지가 많은 서울 외곽에서 실수요자 유입이 꾸준한 데 더해 민간 정비사업 기대감이 커지면서 상승세가 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KB국민은행 리브온이 공개한 월간 주택가격동향 자료를 3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4350만원이었다. 올해 초인 1월 4104만원에서 6% 뛰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오름세가 강해졌다. 지난해에는 1월 3398만원에서 3514만원으로 3.4% 올랐다. 올해 들어 상승폭이 2배 가까이 뛴 것이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건 2013년 4월 이후인데, 1월~5월 상승률이 6%를 넘는 경우는 2018년 7.5% 외에는 없었다. 2014년에는 0.6%에 불과했고 △2015년 2% △2016년 1.3% △2017년 1.6% △2019년 -0.3%로 나타났다. 통계상으로는 올해 들어 역대 두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올해 집값 상승이 강해지는 건 중저가 단지의 지속적인 실수요자 유입과 민간 정비사업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5주차(5월31일 기준) 노원구의 주간 아파트매매가격지수는 전 주 대비 0.22% 상승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노원구는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대표적인 서울 외곽 지역이다. 서울 외곽인 도봉구도 0.14% 상승했다.
이 같은 가격 상승은 실거래에서도 확인된다. 노원구에 위치한 ‘노원센트럴 푸르지오’ 전용 59㎡는 지난달 22일 9억원에 거래됐다. 같은 달 1일 8억1000만원에서 9000만원 뛰었다. 이 매물은 4월에는 7억원 초반에 거래됐다.
도봉구에서는 ‘럭키’ 아파트 전용 84㎡가 지난달 말 6억원에 매매됐다. 직전 거래인 4월 5억7000만원에서 3000만원 오르며 신고가를 찍었다. 강북구에선 ‘두산위브트레지움’ 전용 84㎡가 지난달 8억7900만원에 매매되며, 대출 규제가 강해지는 9억원을 향해 가고 있다. 지난 3월 이 아파트의 같은 면적대 매물은 8억5500만원에 거래됐다.
재건축 단지가 있는 지역도 마찬가지다. 재건축 예정 단지가 몰린 서초구와 강남구, 송파구는 지난달 5주차 주간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이 각각 0.18%, 0.16%, 0.19%를 기록했다. 서울 평균치는 0.11%였다. 재건축이 위에서 끌고 중저가 외곽이 아래에서 밀면서 서울 집값의 오름세가 강해지는 양상이다.
이 같은 모습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가 7월부터 무주택·실수요자를 대상으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완화하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일정 자격을 충족한 무주택·실수요자가 서울에서 6억원 이하의 집을 살 경우 LTV를 10%포인트 추가로 인정했는데 앞으로는 9억원 이하 주택으로 적용 범위가 확장되고 LTV 우대 혜택도 10%포인트 추가 가산돼 총 20%포인트를 우대받는다. 실수요를 자극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재건축·재개발 기대감이 꺼지지 않고 계속되는 점도 서울 집값의 상승폭을 키우는 요인이다. 서울시가 민간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두고 속도조절에 들어갔지만 오세훈 시장이 임기를 막 시작했고, 여당에서도 부동산 정책 방향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더불어 서울 공급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계속돼, 정비사업 규제 완화는 시기의 문제일 뿐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는 것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재건축은 언젠간 풀린다는 분위기가 시장에 짙다”라며 “중저가 외곽과 재건축을 중심으로 한 서울 집값 상승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