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오는 2035년부터 전기차만 생산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하지만 아직 한국에는 전기차 생산물량 배정 계획이 없어 한국GM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3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GM은 2035년까지 휘발유와 디젤 엔진 자동차의 생산과 판매를 전 세계적으로 중단한다. 상업용 대형 트럭은 2035년 이후에도 판매하지만 이를 제외하고는 전기차만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3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에는 전기차 생산물량 배정 계획이 없어 한국GM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뉴스토마토
GM은 수년간 EV를 통한 배출량 제로, 교통 체증 제로, 사고 제로에 관한 내용을 담은 '트리플 제로(0)' 비전이라는 전략을 채택해왔다. 하지만 이번처럼 2035년이라는 구체적인 시점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제는 현재 전기차 생산이 확정된 곳이 시장 규모가 큰 북미뿐이라는 점이다. GM은 2025년까지 30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임을 공식화한 상황에서 GM 전동화 거점으로 LG화학과 함께 미국 현지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볼트와 EUV는 미국 오리온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볼트와 EUV는 GM의 차세대 얼티움(Ultium) 배터리는 탑재되지 않는 만큼 장기적으로 볼트 EV와 EUV의 생산을 줄이고 C-CUV 전기차를 생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허머 픽업 EV와 오리진 AV는 미국 디트로이트 햄트릭 공장에서 만든다. 캐딜락 리릭과 혼다 아큐라 브랜드 크로스오버 전기차는 미국 테네시 스프링힐에서 생산한다. 전기차 밴은 캐나다 온타리오주 CAMI 조립공장이 확정됐다.
이에 한국GM이 전기차 생산 조건을 갖췄음에도 아직까지 물량 배정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GM이 전기차 업체로의 변화가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자칫 전기차 연구개발과 생산경험이 있는 한국GM이 전기차 생산 물량을 배정받지 못해 공장 폐쇄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한국GM은 전기차의 연구개발과 생산 경험을 갖추고 있다. 한국GM은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를 주축으로 스파크, 볼트 EV 개발을 주도한 데다 스파크 EV를 창원공장에서 생산한 경험이 있다. 고속 성장 중인 한국 전기차 시장에서 전기차 부품 인프라 역시 갖추고 있다.
하지만 미국 GM이 현재까지는 한국의 전기차 생산 물량을 배정하지 않아 한국GM 노사의 갈등 원인이 되고 있다. 노조 측은 부평2공장을 전기차 생산 기지로 활용하고, 이미 판매량이 검증된 트레일블레이저 전기차의 생산을 주장하는 상황이다.
한국GM 노조 관계자는 "전기차 투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30개의 전기차와 신차 중에서 한국지엠 공장에 신차 배정이 없다는 것은 GM의 미래 변화의 길에 한국지엠의 위상과 역할이 무엇인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반면 사측은 노사관계를 제정립하는 모습으로 본사를 설득하자는 입장이다. 지난 28일 전날 카허 카젬 사장은 "한국에서 겪게 되는 일관되고 지속적인 쟁의행위는 신규 투자를 어렵게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꾸준한 신규 투자를 위해선 갈등적 노사관계 개선에 대한 해결이 시급하다는 비판이다.
한국GM 관계자는 "현재 기준으로 한국공장에서의 전기차의 생산 계획은 없다"며 "다만 전기차의 생산 계획이 단계적으로 발표되고 있어 한국의 노사 관계를 잘 정립하고, 한국GM의 연구개발과 엔지니어링 능력 등을 강조해 본사를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