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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공사삼일'. 고려의 정책이나 법령이 기껏해야 사흘밖에 가지 못한다는 뜻으로 어떤 일에 일관성이 없음을 비판하는 고사성어다. '조변석개', '조령모개' 모두 비슷한 의미다. 자동차 개별소비세(이하 개소세) 정책을 떠올리면 새삼 떠오르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지난 2018년 중순부터 지난해까지 개소세를 기존 5%에서 30% 인하한 3.5%로 적용해왔다. 올해 1월부터는 5%를 다시 적용했다. 그러다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소비 진작을 유도하는 차원에서 한시적으로 3월부터 6월까지 인하 폭을 70%까지 늘려 1.5%를 적용했다.
하반기에는 7~12월까지 한시적으로 30% 인하한 3.5%를 적용하고 있다. 정부는 이달 종료 예정인 3.5% 인하 혜택을 내년에도 연장하거나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개소세가 불과 2년 만에 4번이 바뀐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비자들은 차량 구매를 위해 눈치 싸움을 하는 실정이다. 개소세 감면 혜택이 차량 인도 시점을 기준으로 부여되다 보니 계약에서 출고까지의 기간을 예측해 자동차를 구매해야 한다. 자칫 며칠 차이로 세금을 더 내고 차를 사게 될 수 있어서다. 개고세 인하가 올해로 종료된다는 소식에 이미 11월에 차를 출고한 소비자들은 내년 인하폭이 커지는 것에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문제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1000cc 이상 승용차에는 개소세를 부과하는 반면 9인 이상 승용차, 렌터카 승합차, 화물차에는 부과하지 않고 있다. 1000cc 이상 승용차 역시 중산층과 서민층이 타고 있는 데다 필수재로 인식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기준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 세율의 차등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개소세 원칙을 세우는 일이다. 개소세는 사치성 재화의 소비를 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특정한 물품이나 영업행위에 부과하는 세금이다. 국민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자동차가 사치재에서 필수재가 된 지 오래인 만큼 폐지 주장까지 살펴 체계를 잡아야 한다.
손바닥 뒤집듯 정책을 바꾸면 시장의 불신을 자초하기 마련이다. 일관성은 정부 정책이 지녀야 할 필요 요소 중 하나다. 원칙 없이 정부가 제 마음대로 일관성을 잃어버린 갈지자 정책 행보를 보인다면 신뢰성 확보에는 오랜 기간이 걸린다. 개소세의 근본적인 개편으로 신뢰성을 회복할 때다.
박한나 산업1부 기자(liberty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