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 선 부동산①)급매와 신고가 혼재…혼돈의 서울 부동산 시장
세금 규제에 정리 매물 속속…‘똘똘한 한 채’ 신고가 경신도
입력 : 2020-10-04 06:00:00 수정 : 2020-10-04 11:58:07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서울 부동산 시장이 갈림길에 서 있다. 다주택자와 법인을 겨냥한 규제 강공에 가격을 낮춘 급매가 나오는가 하면, ‘똘똘한 한 채’ 현상을 타고 신고가를 기록하는 아파트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매도인은 높은 호가를 유지하며 버티기에 들어가고 수요자는 가격이 떨어지길 기다리면서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4일 부동산업계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시장에 급매와 신고가 사례가 혼재하고 있다. 지난달 말 강서구 ‘가양성지2단지’ 아파트 전용 49㎡가 6억원에 거래됐는데, 8월 매매가격 6억5500만원보다 하락했다. 구로구 신도림동 ‘SK뷰’ 전용 84㎡도 지난달 9억원에 거래돼 이전보다 4900만원 떨어졌다. 도봉구와 관악구, 노원구, 성동구 등에서도 가격을 낮춘 매물이 팔리고 있다.
 
이와 달리 신고가를 기록하는 아파트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초 강남구 세곡동 ‘강남데시앙파크’ 전용 84㎡는 전보다 1억5000만원 높은 13억5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찍었다. 서초구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59㎡도 7월 21억5000만원에서 9월 23억원으로 상승했다. 알짜 지역뿐 아니라 강북구나 강서구 같은 서울 외곽에서도 신고가 사례가 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건 세금 규제 영향이 크다. 정부는 서울 집값이 상승세를 보이자 법인과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부담을 대폭 늘렸다. 이에 매물을 정리하려는 다주택자와 법인이 증가하면서 가격을 낮춘 급매가 나오고 있다. 대신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려는 수요와 더불어 실거주 목적의 매수인들이 집값이 오르기 전에 매매에 나서면서 신고가 사례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다주택자와 법인이 급매를 서서히 내놓고 있고, 매물을 찾던 수요자 일부는 가격 하락을 기다리지 못하고 매수에 나서면서 급매와 신고가 사례가 섞여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도 “세금 부담 때문에 선호도 낮은 지역의 아파트가 시장에 나오고, 매도인들은 더 좋은 곳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수요자들이 매수에 나서고 있지만 아파트 시장은 대체로 팽팽한 줄다리기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서울 수요층이 탄탄하다는 점과 더불어 매물 거래 사례가 나오면서 매도인은 아직 호가를 낮출 시점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고, 매수인은 가격이 떨어진 급매가 나오길 기대하는 중이다. 
 
가격 눈높이가 맞지 않는 탓에 KB부동산이 발표하는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지난달 21일 85.2를 기록하며 3주 연속 100보다 낮은 상태다. 매수자보다 매도인이 많다는 의미다. 
 
매수세가 위축되자 거래량도 줄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2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1705건에 그쳤다. 지난해 9월보다 76% 급감했다. 가격 상승폭도 축소되는 양상이다. 한국감정원의 아파트 주간매매가격지수는 8월24일부터 전 주 대비 0.01%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국면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지만, 수요자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는 매물이 쌓일 경우 집값 하락 가능성이 예상된다. 반대로 추격매수가 점차 붙는다면 아파트 값이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급매물이 본격적으로 쏟아지는 시점에 매수세가 붙기 시작하면 집값 상승 신호가 될 수 있지만, 매물이 계속 쌓일 경우에는 급한 집주인이 호가를 낮출 수 있어 하락세가 나타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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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응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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