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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장 "디지털교도소 운영자 특정, 조기 검거"
1기 이어 2기 운영자도 추적중…방심위 '일부 제한' 결정은 수사와 무관
2020-09-21 14:29:20 2020-09-21 14:29:20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경찰이 성범죄 의혹을 받고 있는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무분별하게 인터넷상에 공개하고 있는 일명 '디지털교도소' 운영자를 특정하고 검거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21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대구지방경찰청을 전담수사기관으로 지정해 수사 중이고, 주범격이라 할 수 있는 사람의 인적사항을 특정했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현재, (이 사람이) 해외에 체류하고 있기 때문에 인터폴을 통한 다각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조기에 검거해 국내 송환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교도소 메인 페이지. 사진/디지털교도소 캡쳐
 
김 청장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사이트 폐쇄 대신 일부 게시물 차단 조치를 내린 데 대해 "그것은 방심위 결정"이라면서 "수사와는 별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또 최근 '디지털교도소'가 본질적으로는 동일한 사이트지만 운영주체가 달라진 것으로 파악된 것에 대해서도 "두 사이트 모두 종합적으로 계속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교도소'는 성착취동영상물 제작자 등 성범죄와 강력범죄 피의자들의 얼굴과 신상정보를 공개하고 있는 사이트다. 운영자들은 죄질이 무겁고 심각한 데도 수사기관이 얼굴을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이들의 개인정보를 스스로 수집해 공개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디지털교도소'가 개인정보를 공개한 사람들 중에는 범죄와 무관한 사람들도 포함돼 있어 심각한 피해를 받고 있다. 최근 모 대학 A교수가 성착취동영상물을 구매하려 했다는 내용과 함께 신상정보가 공개됐지만 허위사실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유튜브를 운영하는 격투기 선수 김도윤씨에 대한 내용도 공개됐으나 허위제보에 근거한 것으로 확인됐다.
 
'디지털교도소' 측은 A교수와 김씨에 대한 내용이 잘못된 제보였음을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두 사람에 대한 비난과 악성댓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또 최근에는 같은 의혹을 받고 신상이 공개된 한 대학생이 결백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검경 등 수사기관과 법조계에서는 명백한 정보보통신망보호법 위반 행위로 보고 있다.
 
2기 운영자라고 밝힌 '디지틸교도소' 관계자는 지난 11일 게시판에 "증거부족 논란이 있었던 1기와는 다르게 완벽한 증거와 그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자료로 성범죄자 신상공개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 디지털교도소 1기 운영진들의 신원을 모두 특정하고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의뢰한 상황이다.
 
앞서 방심위는 지난 15일 디지털 교도소에 올라온 개인정보 89건 중 명예훼손과 '성범죄자 알림e' 공개 정보 게시 등 총 13명에 대한 세부 페이지를 차단할 것을 통신사 측에 요청했다. 그러나 이런 조치 후에도 일부 페이지는 계속 공개되고 있는 등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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