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공습에 '날개 돋친' 건강관리가전
(포스트 코로나 가전)②황사·미세먼지로 인기 끈 건강관리가전, 코로나 여파로 더 성장
바이러스 대비하는 맞춤형 방역·진료 도우미 가전까지 '봇물'
입력 : 2020-09-16 06:03:00 수정 : 2020-09-16 06:03:00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황사·미세먼지 문제로 각광받았던 이른바 건강관리가전의 인기가 올해 거듭된 장마·코로나19 여파로 불이 붙었다. 급기야 최근 맞춤형 방역·진료 도우미 가전까지 등장하며 새 건강관리 가전군을 이루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066570)가 4월 온라인으로 내놓은 원바디 세탁건조기 '트롬 워시타워'는 이번달 미국을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중국, 프랑스, 캐나다 등 10개 국가에 출시될 계획이다.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 1만대를 돌파한 기세를 해외까지 이어나가려는 시도다. 트롬 워시타워는 지난 5월부터 이번달까지 LG전자 건조기 국내 전체 판매량의 30%를 넘긴 상태다. 세탁과 건조를 하나의 제품에서 끝내는 새로운 의류관리문화를 확산한 데 따른 효과로 풀이된다.
 
지난 7월 삼성전자(005930)의 건조기 판매도 지난달 동기 대비 60% 이상 성장하며 자사 기준 역대 최고 국내 실적을 기록했다. 전체 판매 대수 중 14kg 이상 대용량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달 94%에 달했다. 미세먼지 외에 올여름 역대 최장 장마까지 겹치면서 대용량 건조기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양사의 대표적인 건강관리가전인 의류관리기 '에어드레서'와 '스타일러'도 여전히 질주 중이다. 에어드레서는 최근 국내 소비자들의 의류관리기에 대한 관심 증가로 올 5월까지 누적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약 60% 증가했고 스타일러의 대만과 중국·러시아 주요 시장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50% 이상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공기 오염 등으로 인해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이에 맞춤형으로 등장한 가전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건강관리 가전의 인기는 최근 건강을 부쩍 생각하는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LG 워시타워'의 연출 사진. 사진/LG전자
 
건강관리가전에 부쩍 힘을 쏟고 있는 LG전자의 지난해 건강관리가전 매출은 지난 2016년 대비(9811억원) 대비 161% 증가한 2조5655억원에 달했다. 삼성전자도 올해 2분기 코로나19로 인해 시장 수요가 급감하는 위기 속에서 건조기·에어컨 등이 선전하며 전분기와 전년동기 대비 소비자가전(CE) 영업익 실적이 개선됐다.
 
건강관리 가전 붐은 최근 코로나19에 인해 방역으로까지 옮겨붙었다. 지난 9일 막을 내린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의 화두는 '안티 코로나'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IFA 일정과 규모가 대폭 축소한 가운데 일부 참여 기업들은 코로나19에 발맞춘 가전들을 잇따라 출시하며 눈길을 끌었다. 이른바 방역가전의 탄생이었다.
 
특히 LG전자는 IFA에서 공기청정기 특허기술 등이 집약된 전자식 마스크 'LG 퓨리케어 웨어러블 공기청정기'를 내놨다. 지난 7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근무해야 하는 의료진을 위해 기부한 바로 그 마스크다. LG전자 퓨리케어 공기청정기의 특허 기술 및 노하우가 담겨 있는 전자식 마스크에는 교체 가능한 헤파필터(H13등급)가 2개 있어 사용자는 헤파필터를 통과한 공기를 들이마시게 된다. 마스크로 유입되는 공기의 양은 각각의 헤파필터 아래에 장착된 초소형 팬이 조절한다. 글로벌 시장을 중심으로 4분기 출시될 예정이다.
 
SK텔레콤이 공장 자동화 전문 기업 한국오므론제어기기와 함께 코로나19 방역로봇을 개발해 지난 5월26일 오후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 방역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방역로봇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달 들어 LG유플러스(032640)는 자율주행로봇 개발 업체 '퓨처로봇'과 얼굴 인식 솔루션 업체 '넷온'과 협업해 마스크 미착용자까지 찾아내는 5세대(5G) 이동통신 방역로봇 상용화에 나섰다. 로봇은 자율 주행으로 건물 내부를 이동하며 얼굴인식과 온도 측정을 거쳐 마스크 착용 여부 및 체온을 확인한다. 지난 5월에는 SK텔레콤(017670)과 공장 자동화 전문 기업 한국오므론제어기기가 힘을 합쳐 체온 검사 등 사람이 하던 업무를 대신할 수 있는 코로나19 방역로봇을 개발했다.
 
급기야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의료진이 부족하면서 진료까지 돕는 로봇도 나왔다. 미국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보행로봇 '스팟'은 최근 보스턴의 한 병원에 시범적으로 투입됐다. 로봇은 머리 부분의 아이패드를 달고 환자와 의료진 간 원격 대화가 가능하도록 돕는다. 의사가 직접 환자와 접촉하지 않아도 돼 코로나19 감염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앞으로 환자의 체온이나 맥박 등 검사나 소독 등을 할 때도 스팟을 이용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건강관리 가전들은 원래 코로나19 이전부터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기가 올라가는 추세였다. 코로나19에 따른 반사이익의 개념은 아니다"며 "다만 다른 의미로 코로나19 확산이 곧 소비자들의 위생에 대한 관심을 늘어나게 하는 계기가 됐다. 이는 건강관리가전 판매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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