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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10일 공모채 수요예측…미매각 우려 '여전'
두달 전 미매각 오점 씻을지 관심…코로나 파고 도전나서
2020-09-09 14:48:53 2020-09-09 14:48:53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대우건설(047040)이 오는 10일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대우건설의 공모채 도전은 지난 7월 이후 두 달만이다. 회사는 당시 미매각을 만회하려는 모습이지만, 이번 수요예측도 흥행은 불투명하다. 미매각 발생 원인으로 꼽힌 산업 불황과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10일 3년물 1000억원 규모의 공모채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18일 채권을 발행한다. 내년 6월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 상환에 대비하고 여유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다. 대표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대우건설은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의 도움을 받아 공모채 시장에 도전하며 지난 7월 미매각 오점을 털어내려는 모습이지만, 이번 수요예측도 흥행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산업과 경제 전반 등 대우건설을 둘러싼 환경이 나아진 게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아파트 중심의 규제를 이어가고 있고, 고삐를 늦출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정비사업 규제와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주택정비사업 일감은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달 공공 재개발·재건축 등을 포함한 공급 대책이 발표되면서 아파트 먹거리가 나오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생겼지만, 업계에선 실제 수익성이 양호한 사업일지 두고 봐야 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코로나19 재확산과 장기화에 따른 경제 침체 우려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개개인의 소비 활동이 위축되면서 실물 경제 타격이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거시경제 전망도 암울하다. 지난 8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우리나라 경제가 올해 1.1% 역성장할 것이라면서 지난 5월보다 전망치를 낮췄다. 한국은행도 1.3%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경제·산업 위기 때문에 건설업 투심은 좋지 않은 상황이다. 신용등급이 AA인 현대건설(000720)대림산업(000210)을 제외하면, A등급인 GS건설(006360), 한화건설,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은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경험한 바 있다. 대우건설도 A등급이다. 채권 시장에서 A등급 이하는 비우량채로 간주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에 투자하기는 여의치 않은 시점”이라고 말했다.
 
경제 환경과 별개로 대우건설만 놓고 봐도 투자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회사의 연간 매출액은 지난 2017년 이후 계속 떨어져 지난해에는 8조651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 전망치는 8조4367억원으로 지난해 실적보다 낮다. 향후 매각 가능성도 투자에는 불확실성으로 작용한다.
 
다만 실적 기대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흥국증권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대우건설은 2만4899가구를 분양했는데 이는 지난해 분양실적보다 약 21% 많은 물량이다. 분양 물량이 늘어난다는 건 향후 주택매출액이 증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산업 불황 속에서 수주잔고가 늘어난 점도 긍정적이다. 회사의 수주잔고는 상반기말 약 35조원으로 지난해말보다 약 3조원 증가했다. 이 같은 회사의 경쟁력은 투심 개선의 여지를 남길 수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최근 대형 건설사의 수요예측이 흥행하는 등 긍정적 신호가 있었다”라며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대우건설 본사. 사진/대우건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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