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정유사들이 비정유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석유제품 수요가 바닥을 치자 정유사들이 '탈석유'를 위한 사업 재편에 속도를 붙이는 것으로 보인다.
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국내 정유 4사의 사업 재편을 통해 석유 수요 부진을 극복하려는 '각자도생'에 나섰다.
정유사들이 비정유 부문의 사업 기반을 강화하고 나섰다.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미국 조지아주와 유럽 헝가리 등에 생산공장이 있으며 향후 전기차 수요가 늘어난다고 보고 꾸준히 설비를 증설한다는 방침이다.
전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SK이노베이션의 점유율도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1~7월 누적 기준 SK이노베이션은 4.1%(2.2GWh)의 점유율로 6위를 차지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8%, 1.2GWh) 대비 86.5% 성장한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기아자동차와 폭스바겐, 포드 등에 주로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오일뱅크는 친환경 기조에 맞춰 저유황 선박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의 환경 규제 강화로 황 함량이 낮은 저유황 선박유 시장이 떠오르면서 현대오일뱅크가 선점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11월 10만톤에 불과했던 현대오일뱅크의 저유황 선박유 생산량은 올 초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친환경 기술 수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석유정제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와 부산물로 탄산칼슘을 제조하는 기술을 상용화했다. 탄산칼슘은 시멘트 등 건축자재와 종이, 플라스틱, 유리 등의 원료로 폭넓게 사용되는 기초 소재다. 내년 하반기까지 생산공정을 완공할 계획인 현대오일뱅크는 "탄산칼슘은 각종 산업현장에 널리 쓰여 수요가 안정적"이라며 "해외 정유사 등에 기술 판매도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GS칼텍스은 모빌리티 서비스에 손을 뻗었다. GS칼텍스의 모빌리티 서비스업 진출은 지난해 11월 글로벌 1위 전동 킥보드 공유기업인 라임(Lime)과 파트너십 계약을 맺으며 시작됐다. 현재 GS칼텍스는 주유소에서 라임 전동킥보드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주유소를 전동 킥보드에서 공유 차량으로의 환승 지점으로 활용한다는 모델을 목표로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주유소를 '모빌리티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최근 카카오모빌리티와 엄무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에 GS칼텍스 주유소에서 카카오모빌리티 전기자전거 충전·정비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에쓰오일은 '석유에서 화학으로'의 혁신적 전환을 위해 지속가능한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특히 서울 마곡산업단지에 설립한 기술개발센터(TS&D Center)와 온산공장 연구개발팀에서는 석유화학 제품의 부산물을 이용한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기술, BTX(벤젠·톨루엔·자일렌) 전환 기술, 고효율 친환경 연료유 개발 활동 등을 이어가고 있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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