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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시스템 걸핏하면 먹통…"서버 늘리겠다" 계획만 반복
2020-09-04 06:00:00 2020-09-04 08:31:39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증권사 HTS와 MTS의 접속이 지연되거나 중단되는 '먹통' 현상이 반복되고 있지만 증권사들이 적극적으로 전산 시스템을 개선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사들은 여러 차례 서버를 증설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소극적인 대응으로 투자자들의 피해만 커지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카카오게임즈의 일반청약에 투자자가 몰리면서 주관사인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MTS 시스템이 지연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청약 첫 날 오전에는 삼성증권이 시스템이 마비되면서 온라인 청약을 일시 중단했고, 이튿날 오전에는 한국투자증권의 MTS도 먹통이 됐다. 
 
이번 카카오게임즈의 공모청약에는 증거금이 58조원이나 몰리며 국내 기업공개(IPO) 역사상 최대 청약증거금을 기록했다. 접속 지연은 그만큼 많은 투자자가 동시에 몰려 발생한 현상이지만 비대면 청약을 준비한 투자자들은 수십분을 기다려야 했다. 
 
지난 SK바이오팜(326030) 청약 당시에도 동일한 문제가 있었다. 지난 6월23일 SK바이오팜의 일반청약 첫 날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의 홈페이지 접속이 일시적으로 지연됐다. SK바이오팜의 공모청약이 가능한 4개 증권사 가운데 NH투자증권의 청약 물량이 가장 많아 투자자가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이번 카카오게임즈 청약 기간 동안에도 다수의 투자자들이 접속 지연에 대한 불만을 호소했다. 공모청약은 선착순이 아니기 때문에 주어진 이틀의 시간 안에 청약 가능하지만,문제는 일반투자자까지 모두가 시스템을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초, 분 단위로 바뀌는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수 십분 동안 시스템 먹통으로 매매거래 자체가 막힌 것이다. 
 
한 투자자는 "오전부터 로그인 자체가 되지 않아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며 "투자자들이 많이 몰릴 것을 예상했을텐데 기본적인 접속 오류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고, 증권사는 사과 한 마디 없었다"고 말했다. 시스템 지연 당시 고객센터 연결도 되지 않아 피해자들의 불만이 폭주했다. 
 
앞서 지난 3월 말에도 키움증권과 NH투자증권 등의 MTS, HTS에서 접속자가 몰리면서 주문체결, 잔고 확인 등이 지연되는 오류가 발생한 바 있다. 증권사들은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서버를 증설해 대응하겠다는 답변을 내놓지만 뚜렷한 변화 없이 문제가 반복되는 중이다. 
 
공모청약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당장 다음달 5~6일에도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공모청약이 예정돼 있어 공모주 투자자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예상하지 못한 수준으로 많이 몰려 발생한 상황인데, 시스템 먹통 현상이 발생하지 않게 프로그램 성능 검증과, 데이터 복구, 메모리를 증설에도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 SK바이오팜 등 인기 종목 공모청약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증권사의 시스템 먹통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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