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국회만 바라보는 증권사 사장들
입력 : 2020-09-02 06:00:00 수정 : 2020-09-02 06:00:00
이종용 증권데스크
최근 <뉴스토마토>는 '자본시장 발전, 규제 완화 먼저다'를 주제로 기획취재를 했다. 국민 자산 증대와 자본시장 혁신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규제 혁신이 필요한 부분을 짚어보자는 취지다.
 
증권업계에선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정부의 자금공급 역할 주문은 커졌는데, 건전성 관리를 명분으로 한 각종 규제는 여전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키우겠다며 출범시킨 초대형IB는 투자 제한 규제로 고질적 역마진에 시달리고 있다. 해외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이 매물로 나와도 글로벌IB와 맞붙을 만한 자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토로하기도 한다.
 
코로나 사태 이후 금융사 건정성 감독이 부각된데다 사모펀드 사태를 계기로 규제 완화를 요구할 수 있는 입지가 좁아진 상태다. 얼마전 은성수 금융위원장 주재로 열린 증권사 사장단 간담회의 주제도 신용융자 금리 인하였다. 증권사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사태 속 자본시장의 역할을 당부하는 자리인 줄 알았는데, 신용융자 금리 이야기가 나올줄은 몰랐다고 입을 모았다.
 
자본시장 주요 이슈 논의라는 의제가 사전에 공지된 만큼 한시적으로 금지된 공매도 연장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은 했으나, 금융투자업계의 실물경제 지원 기능 강화를 위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간담회에서 '자본시장 역할 강화'에 대한 논의는 실종됐다. 증시 자금이 실물 경제로 흐르도록 지원하겠다는 당국의 두루뭉술한 약속이 있었지만, 잠재력 있는 기업에 과감하게 투자해야한다는 지적으로 마무리됐다. 특히 증권업계의 영업구조가 실물경제와는 다소 동떨어져 있다는 훈계를 들어야 했다. 코로나 시국에도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탓이다.
 
당국은 개인투자자를 위한 제도 개선으로 정책 방향을 잡은 듯 하다.
 
문재인대통령이 지난 7월 금융세제 개편 정책과 관련해 "개인 투자자들의 의욕을 꺾지 말아야 한다"고 지시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개인 공매도 활성화와 신용융자 금리 투명화, 공모주 배정 방식 개선 등을 줄줄이 예고하고 있다. 이번 간담회에서 핵심 주제가 된 신용융자 금리 인하는 대표적으로 개인투자자의 체감도가 높은 부분이다.
 
금융위원장 간담회가 있은 후 나흘 뒤에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과의 회동은 분위기가 180도 달랐다. 증권업계를 대변하는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이 총대를 메고 정부 정책 성공을 위해선 자본시장 활성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증권거래세 폐지 로드맵이 담긴 금융투자세제 개편과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제도 도입, 과도한 사모펀드 사태 책임지우기 등에 대한 업계 의견을 전달했다. 두 간담회에서 보인 온도차에 대해 금융투자업계 현안 대부분이 자본시장법 개정과 연결되기 때문에 국회 의견 요청건이 두드러진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 어디에도 하소연 할 곳이 없으니 국회만 바라보고 있다는 토로가 들린다.
 
정부가 자금공급 역할을 강조하고 있듯이 자본시장은 우리나라 경제의 혈맥 역할을 하고 있다. 잠재력 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금융을 어떻게 키울지, 미래 IB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업계만의 고민이라고 할 수 없는 이유다. 금융시장 제도를 만드는 금융당국은 코로나가 준 기회를 놓치고 있지 않은지 자문해봐야 한다.
 
이종용 증권데스크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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