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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코로나 재확산에 '언택트 근무' 재돌입
비대면 간담회·재택근무 등…트레이딩·채권 재택 어려워
2020-08-20 06:00:00 2020-08-20 0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코로나19 수도권 재확산이 여의도에까지 미치자 증권가에선 행사 취소와 대면 업무 최소화 등 방어 태세에 돌입하고 있다. 업계는 그간 재택근무, 분산근무 등 대면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코로나 재확산에 대비해왔지만, 일부 대면이 불가피한 업무에선 차질이 예상돼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여의도 본사 직원이 18일 오전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아 같은 층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전원 귀가 조치됐으며 해당 층이 폐쇄됐다. 지난 14일 수도권 감염이 확산된 이후 증권가에서도 첫 감염이 발생한 것이다.
 
기업공개(IPO)를 앞둔 기업들은 간담회와 행사를 온라인 진행으로 돌리고 있다. 올해 하반기 IPO 대어로 불리는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18일 온라인으로 기자간담회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홍보 관계자는 "처음부터도 온라인 진행을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주말 사이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온라인으로 확정했다"고 말했다. 스팩 합병을 앞둔 아이비김영은 행사 당일 계획을 취소하기도 했다.
 
SK바이오팜(326030)을 비롯해 여러 코스닥 상장 기업들이 올해 IPO 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긴 했지만, 기업의 고민은 크다. 상장을 앞둔 기업들은 증권신고서 제출 후 수요예측일까지 투자자와 기자를 대상으로 여러차례 행사를 실시해 홍보에 총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코로나로 대면 행사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한 기업홍보(IR) 관계자는 "온라인으로 행사를 진행하면 스킨십이 줄어들어 단점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회사에 궁금한 점도 바로 물어보지 못하는 등 쌍방향 소통이 안돼 답답한 부분이 있고 기업에는 마이너스"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는 다시 재택근무를 권고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지난 3, 4월 코로나 확산 이후 재택근무를 실시한 뒤 자체적으로 코로나 장기전에 대비해왔다.
 
KB증권은 지난 7월 중순까지 전 부서 직원이 돌아가며 재택근무하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코로나 재확산에 대비했다. 확진자가 급증한 주말 이후엔 다시 일부 부서에 한해 재택 근무를 권고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과 등은 재택근무 실시뿐 아니라 마우스를 일정 시간동안 움직이지 않으면 컴퓨터가 잠기는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등 장기 재택근무에 대비한 업무 효율화도 고민했다. 
 
다만 다시 재택근무로 돌아가는데는 대다수 증권사들이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확진자가 나오기 전까진 당분간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트레이딩 업무는 회사 PC로 업무를 봐야하는 만큼 재택근무가 거의 불가능하며, 채권 업무도 중요 정보를 교환하는 일이 중요해 재택이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금융당국 등 기관도 코로나에 몸을 사리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3, 4월 코로나 확산 이후 마포에 별도의 사무실을 얻어 분산 근무를 실시해 사내 밀집도를 낮추는 노력을 하고 있다. 주말 이후엔 마포 사무실 일부 인력에 한해 재택근무를 권고하고 있다. 거래소, 금투협, 금융당국은 기자실 인원을 제한하고 기자들의 부서 방문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에도 들어갔다. 
 
업무 차질도 부득이하다. 금감원은 종합검사와 현장검사·감사 일정을 미뤄 대면을 최소화한다고 밝혔다. 종합검사는 8월 말로 연기하고 현장 검사는 비대면 검사기법을 활용해 검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상반기 코로나로 연기·축소된 각종 검사 일정이 재차 미뤄졌다.
 
코로나19 수도권 재확산이 여의도에까지 미치자 증권가에선 행사 취소와 대면 업무 최소화 등 방어 태세에 돌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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