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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장외주식 '묻지마 투자' 주의보
2020-08-19 06:00:00 2020-08-19 07:34:47
주식시장의 유동성이 장외시장으로도 흘러들어가면서 비상장주식 인기가 치솟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K-OTC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80억원에 달한다. 올해 초 40억원대를 밑돌았던 일평균 거래대금이 두 배 이상 오른 것은 그만큼 비상장주식 거래가 뜨거워졌다는 의미다. 
 
비상장주식의 인기는 SK바이오팜(326030)에서 높은 수익률을 경험한 투자자들이 유입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하며 소위 '대박'을 터뜨린 SK바이오팜처럼 괜찮은 종목을 미리 선점해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면 상장 후 큰 수익을 낼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공모주에서 번진 투자 열기는 장외시장 확대로 이어졌다. 
 
증권업계도 비상장주식 서비스 활성화에 나섰다. 유안타증권이 발빠르게 비상장주식 중개 플랫폼 '비상장레이더'를 개설했고, 삼성증권은 블록체인 전문기업 두나무와 함께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출시해 거래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모바일 비상장주식 플랫폼 '네고스탁'을, 신한금융투자는 판교거래소(PSX)와 손잡고 비상장 스타트업 주식 거래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도 비상장기업에 대한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SK증권이 쿠팡,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등 비상장 유니콘분석 시리즈를 발간했고, DB금융투자도 기업공개(IPO) 전 단계의 기업리포트를 통해 네패스아크, 호텔롯데, KST모빌리티 등을 소개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장외시장 거래는 장내시장에서 거래되는 상장종목들에 비해 정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업계에서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개설, 종목리포트 발간 등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절대적인 정보의 양이 적다는 것이다. 그나마 금융투자협회의 K-OTC나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KRX스타트업마켓(KSM)처럼 제도권 내에서 거래되는 종목의 경우는 공시제도가 있어 재무정보, 거래시 증권신고서 제출 등의 규제가 있다. 반면 38커뮤니케이션, P스탁 등 거래가 더 활발한 사설 장외시장은 정보 공개 의무가 없고 제한도 없다.
 
업계에서 비상장거래 활성화에 속도를 낸다고 해도 지금의 장외시장 투자 열기를 따라잡기는 힘들다.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 인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큰 수익을 내지 않는 분야에 투자하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KSM이나 K-OTC 거래종목에 대해 공개되는 정보의 양도 턱없이 부족한데, 사설 장외시장 거래 종목 정보는 더 불확실한 것이 현실이다.
 
정보, 플랫폼, 규제 등 투자 환경이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결국 책임은 투자를 하는 주체에게 돌아간다.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의 큰 돈을 투자할 때에는 종목에 대한 투자 근거가 필요하다. 업계에서 정보의 질을 높이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움직이는 것은 당연하고, 투자자 또한 수익성만 쫓는 것이 아니라 신중한 투자를 위해 공부하는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증권팀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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