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코로나19 피해기업에 대한 대출 만기연장 요청이 이어지면서 은행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예대율 규제로 인해 대출 총량은 제한돼 있는데 기존 대출을 연장한 만큼 신규 기업대출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대출 만기연장 조치 기한을 기존 9월 말에서 추가 연장해달라고 주문하고 있어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지난 2월부터 7월 중순까지 진행한 대출만기연장 잔액은 25조836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집행건수는 8만6651건으로, 4~6월 사이에는 매월 2만3000여 피해기업이 이들 은행을 찾아 대출연장을 신청했다.
대형은행 별로 만기연장 대출 잔액은 평균 6조원에 달한다. 이들 은행의 6월 말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17조0148억원이다. 단순 계산으로 이 중 11.5% 달하는 대출 잔액이 만기연장분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은행은 예대율 규제 한도 내에서 대출을 진행해야 한다. 예대율은 예금액 대비 대출액 비율로 금융당국은 은행에 이 비율을 100% 이내로 유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예대율 규제 비율에 임박하면 은행은 이자 부담을 감수하고 예수금을 늘리거나 대출을 줄여야 한다.
올 들어 은행들의 예대율은 당국 권고치에 육박했다. 신한은행의 6월 말 예대율은 99.4%로 전년 말(95.4%) 대비 4%포인트 늘었다. 이 기간 우리은행은 97.9%로 3.8%포인트 올랐으며 국민은행 97.5%, 하나은행 94.4%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만기연장을 신청할 경우 최대 1년간 기존 여신을 연장해준다"면서 "지금 상황에서 추가 대출을 위해선 사실상 정기예금을 늘려야 하는데 금리 인하로 무작정 예수금을 확보하기에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내놓은 한시적 규제 완화책도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당국은 은행권이 코로나 여파로 은행들이 예대율 규제를 준수하기 어렵다고 보고 내년 6월 말까지 예대율 기준을 100%에서 105%로 늘려주기로 했다. 또한 올해 취급하는 소상공인 대출은 예대율에 반영하는 대출 가중치를 15%포인트 하향조정했다.
코로나 여파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신규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 부실 대출 리스크가 커진 상황이다. 기존대출에 대한 만기연장까지 길어지면 예대율 규제나 건전성 관리에 문제가 될 수 있다. 더구나 만기연장 대출은 올해 취급한 대출이 아니므로 규제 완화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최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은행권 금융지주 회장들에게 코로나로 피해를 본 이들에게 대출만기를 추가로 연장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은행들은 현재 금융당국 주문에 따라 지난 4월부터 오는 9월30일까지 만기가 다가오는 대출에 대해 6개월 이상 만기연장 및 이자 상환을 유예해 주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9월 말까지는 시간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대출 증가 속도 등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연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표/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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