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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의 ‘시네마틱 유니버스’ 확장성…“지금은 현재 진행형”
2020-07-30 17:02:37 2020-07-30 17:02:37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영화 속 세계는 감독 또는 작가의 상상이 만들어 낸 허구의 세계다. 이 세계를 활용해 하나의 세상을 구상해 놓는 작업 영화적 시계관으로 불리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그 동안 할리우드 영화, 그 가운데에서도 마블 영화가 주도했던 트랜드다. 하지만 올 여름 개봉한 국내 블록버스터, 그리고 앞으로 제작될 영화들을 보면 국내 영화계도 이 같은 트랜드를 적극 활용해 새로운 흥행 코드로 내세울 전망이다.
 
지난 15일 개봉해 누적 관객 수 300만을 넘어선 반도세계관 확장의 국내 영화 대표격으로 주목 받고 있다. 2016년 여름 개봉해 1000만 관객을 동원한 부산행과 같은 영화적 세계관을 공유한 반도는 독립된 얘기로 출발하지만 밀접한 연관성을 보인다.
 
 
 
반도속 핵심은 부산행속 정체불명의 좀비 바이러스 확산 시작과 이후 포스트 아포칼립스’(종말) 상황에서의 인물 서사에 주목한다. 두 영화의 공통점이라면 좀비가 등장하고, 원인이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던 점뿐이다. 연상호 감독은 뉴스토마토에 “’좀비란 개념은 확장성이 큰 소재다면서 이 소재를 활용해 여러 개의 작은 얘기를 구성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미 애니메이션서울역에서 시작된 스토리가 부산행을 거쳐 반도까지 이르렀다고 전했다. 이어 “’반도이후에는 다시 부산행이후 스토리가 될지, 아니면 독립된 또 다른 얘기가 될지 그것도 아니면 631부대와 살아 남은 생존자들의 얘기로 갈지 모르겠다면서 분명한 것은 이 세계관이 쉽게 끝날 것 같진 않다고 전한 바 있다.
 
강철비2: 정상회담은 세계관을 공유한단 개념과는 조금 다르다. 양우석 감독은 변호인으로 데뷔하기 전 웹툰 작가로 활동하면서 웹툰용 시나리오로 변호인스틸레인을 완성한 바 있다. ‘변호인의 성공 이후 스틸레인의 스크린 전환이 이뤄졌다. ‘스틸레인강철비란 제목으로 영화화가 이뤄졌다. 1편과 2편의 세계관은 영화적 시각에선 전혀 별개의 독립된 스토리다. 하지만 이 얘기의 전체 밑바탕이 웹툰 스틸레인을 기반으로 한 단 점에서 확장성은 무한대다. 1편에서 정우성과 곽도원이 각각 북한의 특수요원과 대한민국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으로 출연했지만, 2편에서 위치를 바꿔 대한민국 대통령과 북한 호위총국장으로 변신했다.
 
 
 
정우성은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기획은 국내 영화 산업에 분명히 큰 자극이 될 것 같다면서 서로 다른 얘기를 끌고 가지만 같은 배우가 다른 배역으로 출연하게 된다면 강철비란 세계관을 끌고 갈 수 있는 충분한 동력과 관객들에게도 그 세계관을 이해시킬 수 있는 흥미로운 요소가 되지 않을까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오는 9월 개막하는 제77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한국영화로는 유일하게 초청된 낙원의 밤은 박훈정 감독 신작이다. 박 감독은 이미 국내 느와르 영화 교본으로 불리는 신세계를 연출한 바 있다. ‘낙원의 밤신세계와 전혀 다른 별개 세계관과 스토리 캐릭터를 갖고 출발하지만 전체적인 구성과 스타일 방식 등에서 신세계 프리퀄을 떠올릴 법한 완성도와 색채를 담고 있단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이와는 별개로 박 감독은 자신의 연출작 가운데 세계관을 공유하는 신세계마녀시리즈 제작도 현재 계획 중이다.
 
최근 뉴스토마토와 만난 한 영화계 관계자는 박 감독의 낙원의 밤신세계의 후속편을 기다리는 팬들에겐 새로운 재미를 전달할 좋은 작품이 될 것이다면서 연관성이 전혀 없는 독립된 얘기이지만 충무로 스토리텔러로 불리는 박 감독이 어떤 구상을 하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30일 오후 또 다른 영화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전화통화에서 세계관을 중심으로 한 스토리는 검증된 기획 그리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활용할 수 있단 점에서 연출자와 제작자가 외면할 수 없는 방식이다면서 이미 이전에도 시리즈가 충무로에서 인기를 끌어 왔지만, 세계관을 중심으로 한 스토리 확장은 얘기가 다르다. 올 여름 대작 영화들의 흥행 성적표는 앞으로 여러 매력적인 세계관 공유 작품이 앞다퉈 나올 원동력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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