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사찰 혐의' 남재준·이병기 전 국정원장 고소
직권남용·개인정보보호법·국정원법 위반 등 혐의 제기
장훈 위원장 "국가 전복 세력 아닌데 왜 사찰했나" 비판
입력 : 2020-07-13 13:44:46 수정 : 2020-07-13 13:44:46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지난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유가족을 사찰한 혐의를 받는 박근혜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장들이 검찰에 고소·고발됐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 등 단체는 13일 남재준·이병기 전 국정원장, 김수민 전 국정원 2차장, 성명 불상의 국정원 직원들을 직권남용,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국가정보원법 위반(직권남용) 등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소·고발장을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에 제출했다. 이들 단체가 특수단에 고소·고발한 것은 이번이 3번째다.
 
이정일 세월호 참사 국민 고소·고발 대리인단 단장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밝힌 것처럼 국가정보원이 사고 직후부터 2014년 11월까지 세월호 유가족을 사찰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특히 김영오씨가 46일간의 단식 후 입원한 병원에 대해 계속 정보를 수집·취득하는 과정이 명백하게 드러났다"고 밝혔다.
 
장훈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2014년 당시 미수습자들과 실종된 아이들이 돌아오지도 않을 때 우리가 국가 전복 세력도, 간첩도 아닌데 왜 사찰한 것인가. 단식을 46일 한 유민 아빠는 왜 사찰한 것인가"라며 "우리는 반국가 단체도 아니고, 그냥 자식 잃은 부모들"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늘 고소·고발하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국정원법 위반, 직권남용 정도로는 중죄를 내릴 수 없다"며 "정보기관의 사찰 부분에 대해 더 강력한 처벌 규정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은 국회에서도 노력해야 한다"며 "검찰은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소와 수사를 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남재준 전 원장은 지난 2013년 3월부터 2014년 5월까지, 이병기 전 원장은 2014년 7월부터 2015년 2월까지 국정원장으로 재직했다. 이 전 원장은 2015년 3월까지 2016년 5월까지 대통령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김수민 전 차장은 2014년 5월부터 2016년 2월까지 근무했다.
 
이와 관련해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지난 4월27일 "다수의 국정원 직원에 의한 민간인 사찰, 개인정보 수집 등을 통한 여론 조작 등이 있었고, 이는 국정원법상 직권남용 금지 조항에 위배된다"면서 사회적참사진상규명법 제28조(고발·수사요청) 제2항에 근거해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특조위는 "참사 초기 세월호 유가족들이 진도 실내체육관과 팽목항, 안산 등지에서 무엇을 하고, 어떤 정치적 성향을 가졌는지가 국정원법상 업무 규정 근거인 '대북 관련성이 있는 보안 정보'가 될 수 없다고 판단된다"며 "그런데도 참사 직후부터 특조위 입수 자료로만 215건의 일일 동향 보고서와 여론 지도, 보수단체의 대응 제언까지 담은 다수의 주제 보고서를 작성·보고한 것은 국가 정보기관의 직권남용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목숨을 건 단식을 하고 있는 김영오씨에 대해 최소 2인 이상의 국정원 직원을 통해 개인 정보를 입수해 사찰하고, 보고서를 작성한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이후 작성된 국정원 내부 보고서의 여론, 언론, 보수단체의 동향들이 실제로도 실행돼 단순 상황 보고를 넘어 직접적인 실행, 계획 과정의 개입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들 단체는 지난해 11월15일 책임자 40명, 그해 12월27일 책임자 47명에 대한 고소·고발장을 특수단에 제출했다. 이번까지 총 3차례의 고발에는 국민 5만4416명도 참여했다.
 
특수단은 이후 지난 2월18일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구조 책임과 관련해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김수현 전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 김문홍 전 서해지방해경 목포해양경찰서장, 최상환 전 해경 차장, 이춘재 해경 경비안전국장 등 11명을 업무상과실치사·치상 등 혐의로 각각 불구속기소했다.
 
이와 함께 세월호 참사 특조위 활동 방해와 관련해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 현정택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현기환 전 정무수석, 안종범 전 경제수석, 정진철 전 인사수석,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 김영석 전 해양수산부 장관, 윤학배 전 해수부 차관, 조대환 전 특조위 부위원장 등 9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각각 불구속기소했다.
 
장훈(오른쪽 두번째)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등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세월호 참사 책임자들에 대해 3차 국민 고소·고발장 접수를 하기 전 취재진에게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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