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금융감독원이 이르면 이달 말부터 코로나19로 미뤄진 종합검사를 재개하지만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회사에 대한 종합검사는 우선순위에서 밀릴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내 금융투자검사국 인력들이 최근 환매가 중단된 사모펀드 등 전체 상품 전수조사에 나선 탓에 검사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13일 금융당국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코로나 사태로 미뤘던 금융사 종합검사를 다음달 본격 시작할 계획이다. 금감원 종합검사는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금감원이 경영상태와 법규준수 여부 등에 문제가 없는지를 점검하는 것으로, 은행과 보험사 등을 우선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코로나 대응 단계가 현재의 '심각'에서 '경계' 또는 '주의' 단계로 하향된 이후 종합검사를 실시할 것으로 관측됐으나 대응단계와 무관하게 종합검사를 실시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다만 종합검사 검사 대상을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상반기엔 검사가 한 곳도 이뤄지지 않아 하반기에만 검사를 몰아 하기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금감원 종합검사는 20~30명 가량의 검사인력이 검사 대상이 되는 금융사에 수주일 동안 출근하면서 검사를 처리해야 한다.
이 때문에 금융투자회사에 대한 종합검사는 후순위로 밀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잇따른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에 금융당국은 사모펀드 1만여개와 사모운용사 230여곳을 모두 조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달 9월까지 자료 전수 점검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사모펀드 전수조사와 환매 중단 관련 현장조사건으로 금융투자검사국 인력들이 이 풀가동 상태"라며 "검사전담반이나 TF가 전문 사모 검사건을 맡아주면 여유가 생기겠지만 당장은 여력이 없다"고 했다. 사모펀드 조사 등에 인력이 총동원되는 터라 증권사와 운용사 종합검사는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는 전언이다.
금투사 종합검사가 후순위로 밀리면서 잠재적인 수검 대상으로 꼽히는 금투사들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 종합검사 대상 기준에 따르면 최근 2년내 종합검사를 받지 않은 기관을 중심으로는 하나금융투자와 키움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대신증권 등이 거론된다.
종합검사는 금융사의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최근 2년 이내 종합검사 받았던 곳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외해주고 있다. 지난해에는 유진투자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3개 증권사가, 지지난해엔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이 검사받은 바 있다. 삼성증권은 2018년 종합검사 성격의 대대적인 검사를 받은 적 있어 올해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
금융감독원이 이르면 이달 말부터 코로나19로 미뤄진 종합검사를 재개하지만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회사에 대한 종합검사는 우선순위에서 밀릴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시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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