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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고객 나몰라라…신규고객 유치에 무게 두는 이통사
2년 이상 가입자에 데이터 쿠폰 제공하지만 무용지물
신규가입자들은 보조금 두둑이 챙겨
2020-07-08 15:40:03 2020-07-08 15:40:03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이동통신사들이 산토끼(신규고객)를 잡느라 집토끼(기존고객)를 위한 서비스에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 가입자에 대한 혜택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 소비자가 선호하는 혜택은 배제돼 있는 실정이다. 이통사들이 고객 뺏기 경쟁을 지속하면서 기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얘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사들이 2년 이상 가입자인 장기고객을 대상으로 데이터 쿠폰을 제공하거나 멤버십 VIP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용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은 2년 이상 가입자에게 데이터 쿠폰 4장, 3년 이상이면 5장, 4년이 넘으면 6장을 준다. 기본제공 데이터를 2배로 리필할 수 있는 쿠폰이다. KT는 2년 이상 가입자에게 데이터 쿠폰 4장, 4년 이상이면 6장 제공한다. 5G 데이터나 LTE·3G 데이터, 통화 100분 등 혜택 가운데 골라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이다. LG유플러스는 2년 이상 가입자에게 데이터 쿠폰 5장을 준다. 이 경우 소비자는 자신의 요금제에 포함된 데이터를 다 쓴 뒤, 쿠폰으로 5배까지 더 쓸 수 있다. 3년 가입자 6장, 4년 이상일 때는 7장을 지급한다. 
 
서울 종로구 서울 도심 전자기기 전시장에서 시민들이 이동통신3사 로고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통사들이 데이터쿠폰을 대표적 장기고객 혜택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무용지물인 경우가 대다수다. 무제한 요금제를 선택하는 고객들이 많고, LTE 기준 3만원대 요금제만 써도 통화는 무료다. 특히 5G 고객의 80%가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다. 한 소비자는 "가입한지 2년이 된 장기가입 고객이라면서 데이터 쿠폰을 보내주지만,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어, 이 쿠폰을 사용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멤버십 혜택도 제공하고 있지만, 5G 투자 등으로 부담이 커진 이통사들이 멤버십 혜택을 수시로 조정하면서 사용처가 마땅치 않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특히 등급에 상관없이 포인트를 무제한으로 푸는 곳들이 늘어나면서 장기고객만의 혜택도 줄어들고 있다. 
  
이와 반대로 신규가입자들은 상당수 혜택을 가져가고 있다. 신규가입 시 제공되는 기기할인과 요금할인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불특정 점포를 통해서는 보조금이 대량 살포되면서 프리미엄폰의 경우 많게는 100만원가량, 중저가폰도 50만~60만원 정도의 지원이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이통3사가 가입자 유치를 위해 유통점에 지급한 판매·지급 수수료는 10조원에 달한다. 때문에 일부 소비자들은 약정이 끝날 때마다 이통사를 갈아타 신규 서비스를 받는 편이 낫다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내고 있다. 
 
이에 대해 이통사들은 향후 다양한 혜택을 장기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가족결합할인 등 장기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이통사 입장에서는 장기고객이 늘면 가입자 유치 비용을 일정 부분 줄일 수 있어 이들에 대한 혜택을 점차 늘려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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