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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에 코로나19까지…잘 나가던 외식업체 '몰락'
점포 폐점·구조조정…간편식·배달음식 활로 모색
2020-07-08 14:05:22 2020-07-08 14:05:22
[뉴스토마토 김유연 기자] 한 때 외식 시장을 이끌던 외식프랜차이즈가 휘청이고 있다. 급변하는 외식 트렌드 변화와 임대료 상승, 경기 침체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 초부터 '코로나19' 사태로 점포 방문객이 급감해 직격탄을 맞았다. 이로 인해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외식업체들은 점포 폐점과 고강도 구조조정 등 자구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완식 이랜드이츠 대표는 지난 7일 임직원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비상경영 돌입 및 사업 전략 개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랜드이츠는 자연별곡, 애슐리, 피자몰, 로운 등 외식사업을 운영하는 이랜드그룹 계열사다.
 
김 대표에 따르면 이랜드이츠 외식사업부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매출이 40% 줄었으며, 적자 규모도 증가했다. 이랜드이츠는 상반기 동안 △신규 투자 축소 △30여개 부실매장 폐점 △경비 최소화 △운영 시간 단축 및 인력 최적화를 진행했으나 추가 자구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이랜드이츠는 본사 직원부터 주 1회 이상 자율적 무급휴가를 한시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앞서 김 대표는 직책 수당을 포함한 급여의 50%, 임원은 30%, 조직장은 직책수당을 반납한 바 있다. 또 이랜드이츠는 상반기 부실 매장 폐점에 이어 추가로 브랜드 전략 재편을 계획하고 있다.
 
김 대표는 "고객 만족과 직결된 위생, 안전, 품질 영역을 제외하고 비용 통제를 통해 생존을 위한 체질을 개선할 것"이라며 "신규 투자 역시 사업부 전략 속에 필수적인 경우에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빕스 프리미어로 새단장한 빕스 비산점. 사진/CJ푸드빌
 
'빕스', '계절밥상' 등을 운영하는 CJ푸드빌도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투자를 전면 중단하는 등 고강도 자구책을 내놓은 상태다.
 
CJ푸드빌 매출은 2017년 1조4275억원이었지만, 지난해 8903억원으로 40%나 감소했다. 빕스와 계절밥상 매장 축소는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2015년 92개에 달했던 빕스 매장은 올해 6월 기준 40개로 급감했고, 계절밥상 역시 2017년 54개에서 올해 6월 기준 13개만 남아 있다.
 
연초 이후 코로나19 사태로 외식산업이 전반적으로 어려워지자 CJ푸드빌은 지난 3월 고강도 자구안 시행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당시 내놓은 방안에는 부동산 등 고정자산 매각, 신규 투자 동결, 지출 최소화, 경영진 급여 반납, 신규 매장 출점 보류 등이 담겼다. 유일한 알짜 자산인 뚜레쥬르 매각설까지 불거지며 사업 재편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2000년대 초반 황금 전성기를 누렸던 '아웃백'도 자취를 감췄다. 아웃백은 국내 진출과 동시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한때 전국 매장수가 110개에 달할 정도였다. 하지만 소비트렌드 변화에 따라 2010년 이후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2016년 사모펀드사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가 아웃백을 인수한 뒤 현재 80여개 매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패밀리 레스토랑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임대료와 재료비, 인건비는 꾸준히 상승하는 가운데 외식 프랜차이즈를 찾는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1인 가구 증가로 간편식이나 배달음식을 선호하게 된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에 CJ푸드빌은 몸집을 줄이는 대신 특화매장을 운영하고 간편식을 판매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활로를 찾고 있다.
 
빕스의 경우 지난 2018년 12월부터 등촌점을 시작으로 CJ제일제당센터점, 합정역점, 서울 어린이대공원점, 광주 광천점 등을 특화매장으로 오픈했다. 또 레스토랑 간편식인 ‘RMR’도 강화하고 있다. 빕스의 바비큐 폭립과 시그니처 스프, 계절밥상의 숙성 담은 불고기와 닭갈비, 죽순 섭산적 구이 등 인기메뉴를 간편식으로 내놓았다.
 
아웃백스테이크는 배달 전문 매장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과거 직영 매장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던 배달 서비스와 공유주방을 활용한 배달 전용 매장까지 본격적으로 확대에 나섰다. 배달 전문 매장은 현재 서초점을 시작으로 삼성점·건대입구점·분당점 등 약 10곳에서 운영 중이다. 이들 매장들의 성장률은 월평균 2배 이상으로 향후 5년안에 전용 매장을 2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장기불황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외식업체들이 테이크아웃이나 배달 등을 통한 매출 회복을 위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음식 배달이 활성화되고 있고 이러한 추세는 향후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유연 기자 9088y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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