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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명보산업 막아야”…차부품업계 도미노 폐업 우려
한국게이츠는 사업철수 결정…업계 "조속한 자금지원 절실"
2020-07-01 06:05:00 2020-07-01 06:05:00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자동차 부품업계의 위기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경영난을 견디지 못해 폐업을 고려하거나 사업을 철수하는 업체들이 나오면서 줄도산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2차 협력업체인 명보산업은 지난 17일 경영난을 이유로 1차 협력업체인 동국실업, 세원E&I, 리어코리아 등에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명보산업은 팰리세이드, 싼타페, 투싼 등에 들어가는 크래시패드와 퓨즈박스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명보산업은 1차 협력사들과 협의 끝에 24일부터 생산을 재개했지만 언제 중단될 지 모르는 상황이다. 
 
현대차 노조는 최근 노보에 “제2의 명보산업이 나와서는 안되며, 원청의 납품단가 후려치기나 코로나19로 인한 부품 생산물량 부족으로 경영난이 촉발된 것은 아닌지 조사할 필요가 있다”면서 “회사를 통해 총체적 진단을 요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자동차용 동력 전달용 고무벨트를 생산하는 한국게이츠는 지난 26일 대구에 위치한 제조공장을 폐쇄하고 한국시장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한국게이츠는 미국 게이츠(51%)와 일본 니타(49%)의 합작회사다. 지난 1989년 국내 진출했지만 본사의 구조조정 움직임과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철수 수순을 밟게 됐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부품업계의 위기가 가중되고 있다. 기아차 소하리공장 모습. 사진/뉴시스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의 위기는 수년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하지만 올 초 코로나19로 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경영난이 더욱 가중됐다. 지난 4월 말 열린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자동차 업계 간담회에서 르노삼성자동차의 2차 협력사 세아기업의 구민기 대표는 “2차 협력업체는 자금력이 약해 유동성 위기에서는 1개월도 버티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로나 사태가 글로벌 팬데믹으로 확산되면서 부품업체들의 어려움이 더욱 커졌다”면서 “자금지원이 빨리 이뤄지지 않으면 임계점을 넘어선 업체들이 급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도 지난 23일 입장문을 통해 추경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정부는 4회에 걸쳐 금융지원 정책을 발표했으며, 정책 집행을 위한 예산확보를 위해 지난 4일 국회에 제3차 추경안을 제출했다. 추경안에는 소상공인이나 중소·중견기업 긴급자금으로 1조9000억원, 주력산업·기업 등에 대한 긴급 유동성 지원에 3조1000억원 등 총 5조원 규모의 실질적인 금융지원 계획이 포함됐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대출이 불가능하다고 통보받은 업체들이 대부분”이라면서 “앞으로 3개월을 버틸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금융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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