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영업부진에 재무구조 악화…매물·투자처 매력 잃은 쌍용차
900억원 이상 분기적자에 자본잠식 70% 넘어서
‘신차’ 필요하지만 개발비는커녕 운영자금도 부족
입력 : 2020-07-01 09:30:00 수정 : 2020-07-01 09:30:00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9일 7:4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쌍용자동차(쌍용차(003620))의 대주주 마힌드라가 지분 매각을 포함한 새로운 투자자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10여년 만에 새 주인을 찾아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놓였다. 문제는 3년 연속 영업적자 기록 등 부진한 실적과 악화된 재무 구조로 쌍용차가 매물로서 매력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 2010년 마힌드라에게 인수된 후 쌍용차는 수익성에서 계속 고전했다. 2016년 280억원(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을 냈지만 2017년 -653억원, 2018년 -642억원, 2019년 -281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을 통한 현금창출도 감소하는 추세다. 영업현금흐름은 2016년 2444억원에서 2017년 2044억원, 2018년 1771억원까지 줄었고 지난해에는 -255억원으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자본적지출(CAPEX)은 연간 2000억원을 넘어섰고 이로 인해 잉여현금흐름(FCF)은 2017년 -703억원, 2018년 -789억원, 2019년 -2313억원으로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실제 차입 규모가 점점 확대됐다. 2017년 2338억원이던 차입금은 2019년 4245억원까지 증가했으며 순차입금은 2017년 184억원에서 2019년 2987억원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2017년 190%에서 2019년 400.9%, 차입금 의존도는 10.4%에서 21%까지 상승했다.
 
올해는 코로나19 타격까지 받으며 실적과 재무상태는 더욱 악화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쌍용차는 올해 1분기 매출 6492억원과 영업손실 98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4%가 줄었으며 영업손실 규모는 확대됐다.
 
누적된 영업손실로 3월 말 기준 쌍용차의 자본잠식률은 71.9%로 지난해 말보다 29.5%p 올랐다. 관리종목 지정 기준인 50%를 훨씬 웃돌았으며 상장폐지 대상 조건인 80%에 육박하고 있다.
 
그동안의 실적 부진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된 상황에서 앞으로 실적 개선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다. 쌍용차 지분인수나 유상증자 참여가 손해로 그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당장 올해 영업실적 회복은 어렵다. 쌍용차의 연간 차량 판매대수를 살펴보면 2016년 15만5754대, 2017년 14만3685대, 2018년 14만1995대, 2019년 13만2799대로 점차 줄어들었다. 판매 대수가 감소하면서 2016년 흑자를 냈던 영업이익은 2017년 적자 전환했고 적자폭은 점차 커졌다.
 
특히 쌍용차의 수출 감소폭이 컸다. 내수 판매는 2016년 10만3554대, 2017년 10만6677대, 2018년 10만9140대, 2019년 10만7789대로 연간 10만대 이상을 꾸준히 유지했지만, 수출은 2016년 5만2200대에서 2017년 3만7008대, 2018년 3만2855대, 2019년 2만5010대로 축소폭이 컸다.
 
  
 
 
CO₂ 규제와 FTA 등의 영향으로 수출비중이 높은 유럽에서 가격경쟁력을 잃은 것이 수출 감소의 원인이었다. 마힌드라 판매 네트워크를 통한 아프리카 등의 수출은 큰 성과가 없었다.
 
수출만 어느 정도 회복된다면 실적개선은 가능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자동차 시장이 침체된 상황이다. 내수 시장에서도 소비자를 사로잡는 신차가 없다면 올해 10만대 판매도 깨질 수 있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5월까지 쌍용차의 차량판매는 3만9238대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4.8% 감소했다. 내수는 3만1109대로 39.8%가, 수출은 8097대로 21.4%가 각각 줄어들었다.
 
또한 5월 말 내수 시장 점유율이 4.7%에 그쳐 국내 시장 진출을 원하는 해외자동차 기업에게 매력이 떨어졌다.
 
결국 시장에 새로운 신차를 내놓아야 하지만 돈이 없다. 쌍용차는 내년 초 첫 준중형 SUV 전기차 E100(프로젝트 명)을 출시하고 2022년 자율주행차를 선보인다는 목표이지만 신차 개발 비용으로 예상되는 3000억~4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쌍용차는 지난 4월 부산물류센터를 263억원에, 이달 1일에는 서울서비스센터를 1800억원에 매각해 2063억원의 자금을 확보했으나 아직 부족하다.
 
문제는 신차개발 비용에만 사용할 것이란 자산매각 금액이 당장 생존을 위해 활용될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점이다.
 
쌍용차가 3월 말 기준 1년 내 상환해야하는 단기차입금은 3899억원이다. 당장 다음 달에는 900억원을 산업은행에게 갚아야 한다. 쌍용차는 만기 연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산업은행과 논의에 들어가지는 않은 상태다. 만약 만기 연장 추진이 잘 안될 경우 자산 매각 자금을 빚 상환에 우선 쓸 수밖에 없다.
 
더구나 40조원 규모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대상에서 사실상 쌍용차가 제외되면서 운영·개발자금 마련에 대한 부담은 더욱 커졌다.
 
이처럼 약화된 재무구조와 개선 가능성이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쌍용차 인수 관심기업으로 꼽히던 중국의 지리홀딩스(중국 지리자동차와 스웨덴 볼보자동차 모기업)는 지난 22일 “쌍용차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 없다”라는 입장을 현지 언론에 밝히기도 했다.
 
이번 유상증자 결정과 관련 쌍용차는 마힌드라와 관계가 끊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마힌드라가 쌍용차 지분을 매각하면 그 자금이 쌍용차로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쌍용차에 자금이 투입될 수 있도록 유상증자를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마힌드라는 새로운 투자자 참여로 최대주주에서 물러난다고 하더라도 쌍용차와의 비즈니스는 유지한다는 방침”이라며 “지난해 마힌드라와 포드가 합작사를 설립할 때도 쌍용차와의 시너지를 고려했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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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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