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심 자산 정리…똘똘한 한 채는 버티기"
단기적 매물 증가 가능성…관망과 선별 거래 이어질 것
2026-03-18 15:14:45 2026-03-18 16:13:07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다주택자의 자산 재편 움직임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서 비핵심 자산은 정리하고 핵심 입지의 ‘똘똘한 한 채’로 버티는 전략이 확산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세금 부담을 감수하며 여러 채를 유지하기보다 환금성과 가격 방어력이 높은 서울 및 수도권 핵심지 우량 아파트 한 채로 자산을 압축하는 흐름이 강화될 수 있다”며 “공시가격 상승은 장기적으로 ‘버티는 비용’을 높이는 만큼 다주택자는 포트폴리오 내 비핵심 자산부터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7일 정부가 발표한 2026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따르면 올해 현실화율은 69%로 동결됐지만, 집값 상승분이 반영되면서 전국 평균 공시가격은 9.16% 상승했습니다. 특히 서울은 18.67% 오르며 상승폭이 두드러졌고, 강남3구는 24.7%, 성동·용산 등 한강벨트 주요 지역도 20%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이에 따라 과세표준의 기초가 되는 공시가격이 높아지면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동시에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함 랩장은 “공시가격 인상이 집값을 바로 끌어내리기보다는 매도 압력을 점진적으로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다주택자는 보유세 누진 구조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양도차익이나 임대수익률이 낮은 주택부터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오는 7월 세제 개편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절세 목적의 매도나 증여 등 자산 재편 움직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다만 이러한 변화가 시장 전체 흐름을 급격히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집값이 오른 만큼 공시가격이 오르는 것은 자연스럽고 이미 예측된 흐름”이라며 “시장에 일정한 신호를 줄 수는 있지만 당장 집값을 끌어내리거나 매물이 쏟아지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보유세 부담이 집값 상승만큼 커질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장기적으로 주거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공시가격 상승의 파급효과에 대해 “공시가격은 재산세와 종부세의 기준이 되는 만큼 상승하면 세 부담이 즉각 확대된다”며 “특히 고가 주택이나 다주택자의 경우 매도 유인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 “건강보험료나 각종 복지 기준에도 반영되기 때문에 단순한 세금 문제를 넘어 가계 전체의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구조”라고 짚었습니다. 다만 “현실화율이 유지된 상황에서는 정책 변화라기보다 시세 상승이 반영된 결과로, 가격 상승 지역 중심의 선별적 압박이 나타나며 거래 위축과 매물 증가가 병존하는 흐름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습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역시 “공시가격 상승으로 보유세 부담이 더해지면 다주택자나 고령층을 중심으로 단기적으로 매물이 늘어날 수 있다”면서도 “이는 기존 흐름을 강화하는 요인일 뿐 시장 방향을 바꿀 변수로 보긴 어렵다”고 평가했습니다. 즉 일부 계층과 지역에서 선택적인 매도 움직임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시장 전반의 하락 전환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시점 측면에서는 5월이 주요 분기점으로 꼽힙니다. 이동현 위원은 “다주택자의 경우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일을 고려해 5월 이전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은 있지만, 공시가격 상승 자체가 매도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는 아니다”라며 “세금과 가격 흐름, 시장 기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급매 위주의 호가 조정과 제한적인 거래 증가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수요 측면에서는 ‘똘똘한 한 채’ 선호가 더욱 뚜렷해질 전망입니다. 세 부담이 커질수록 입지 경쟁력이 높은 주택으로 수요가 집중되면서 지역 간 양극화가 심화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특히 규제지역 확대와 고가 주택 과세 강화 기조 속에서 실거주를 전제로 한 핵심지 선호 현상이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이와 함께 보유세 증가분이 임대시장으로 일부 전가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함 랩장은 “임대인이 부담하는 총 보유 비용이 늘어나면 신규 계약에서 월세나 보증금 조정을 통해 부담을 나누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며 “특히 서울 도심이나 역세권, 학군지처럼 대체 주거지가 부족한 지역일수록 전가 가능성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임대료는 결국 시장 수급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지역별로 차별화된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국 이번 공시가격 상승은 시장에 충격을 주기보다는 부담을 누적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고 핵심 자산으로 집중하는 흐름 속에서 당분간 관망과 선별적 거래가 이어지는 국면을 보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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