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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언택트에 빠진 증권사, 투자자 보호부터
2020-06-26 06:00:00 2020-06-26 08:47:08
증권팀 백아란기자
코로나19로 언택트(Untact·비대면) 투자 문화가 확산하면서 증권사들이 유튜브 등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증권서비스 제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대거 유입된 만큼, 종목 추천과 증시 전망 등 투자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신규 고객 확보한다는 복안에서다.
 
현재 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삼성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유튜브를 통해 증시 전망과 세미나, 종목 추천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하루에도 수십개의 콘텐츠를 쏟아내고 있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점유율이 30%에 달하는 키움증권의 경우 구독자가 6만8500여명에 달하기도 한다. 웬만한 유튜브 스타 못지않은 것이다.
 
비대면 채널을 통해 투자 정보 등을 제공하는 움직임은 새로운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증권사에게 긍정적이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도 지역이나 장소에 상관없이 금융투자 관련 정보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어 정보의 개방성이 높아진다.
 
문제는 비대면 채널을 규제할 규정이 마땅치 않다는 데 있다. 증권사별로 콘텐츠 제작과 노출 기준이 다르고 규범도 제각각이기 때문에 내부통제 등 컴플라이언스(Compliance·준법감시) 위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투자자 보호에 소홀해질 수도 있다. 별다른 규제 장치가 없다보니 고객들에게 무분별한 정보가 노출될 수 있고, 선행매매(추천 리포트를 발간하기 전 미리 해당 종목을 매수하는 것) 등 규제 사각지대에서 오는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현실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은 지난 24일 애널리스트의 선행매매 의혹과 관련해 D증권사 리서치센터를 압수수색했으며, H증권사의 애널리스트 또한 올해 선행매매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유튜브의 경우에도 애널리스트나 동영상 제작에 관여한 이들이 추천 종목을 미리 사뒀다가 차익을 실현하는 선행매매가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쌍방향 소통 과정에서 컴플라이언스 이슈가 나올 가능성도 존재한다.
 
증시 전망 등 금융투자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소개하고 자본시장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측면에서 증권사들의 유튜브 채널 개설은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자기검열과 강화된 내부통제가 마련돼야 한다. ‘좋아요’나 ‘구독자’를 늘리기에 앞서 투자자보호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백아란 증권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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