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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중국 굴기'에 2년새 현지 직원 40% 줄였다
매출 감소 요인 작용한 듯…중국 정부 '굴기'도 이유
2020-06-16 06:01:00 2020-06-16 06:01:00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내수 정책 등의 여파로 중국 시장에서 고전중인 삼성전자가 지난 2년간 중국 현지 임직원을 40% 넘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급감한 중국 내 매출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15일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 2020'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기준 삼성전자 중국 임직원(파견직·휴직·인턴·풀타임 학위과정 제외)은 2018년(2만9110명)의 70% 수준인 2만649명에 그쳤다. 2017년(3만4843명)과 비교하면 59% 수준으로 최근 2년 새 임직원 규모가 40% 넘게 감소했다. 
 
범위를 넓히면 감소 수치는 더 두드러진다. 2014년 5만6492명에 이르렀던 삼성전자 중국 임직원 수는 2015년(4만4948명)과 2016년(3만7070명)에서 알 수 있듯이 한 번도 반등하지 못하고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임직원 수는 2014년의 38% 수준에 불과하다.
 
삼성전자의 중국 임직원이 대거 줄어든 이유로는 매출이 크게 주는 등 현지에서 고전하고 있는 여파가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중국 매출(별도 기준)은 전년 대비 29.6% 감소한 38조5611억원이었다. 2018년만 해도 중국에서 가장 많은 54조7796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지난해에는 미주(43조7434억원) 시장에도 밀렸다. 
 
 
매출 감소 요인으로는 2018년부터 미국의 중국에 대한 무역 규제가 이어진 여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기업들이 해외 기업 등에 지갑을 여는 비중을 줄이면서 대중 의존도가 높은 사업을 가진 삼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의존도는 25.1%에 달했다. 올해 산업통상자원부가 국회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부문별로 디스플레이가 44.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석유화학(43.6%), 반도체(39.7%) 순이었다.
 
중국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내수 집중 정책을 펴고 있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디스플레이·반도체에 대대적인 굴기(몸을 일으킴) 정책을 펴며 국내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업체 SMIC의 매출 대비 정부지원금 비중(2014~2018년)은 6.6%에 달한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0.8%와 0.5%에 그쳤다.
 
2010년만 해도 삼성·LG디스플레이 제품이 대세였던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의 경우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을 받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이미 2~3년 전부터 주도권을 빼앗은 상황이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밀린 삼성과 LG는 극도로 수익성이 악화하자 올해 들어 사업 철수를 본격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매출이 대폭 줄어들었다고 단편적으로 임직원 수가 같이 크게 감소했다고 볼 수는 없다"라며 "서로 상관관계가 있다기보다는 그해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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