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만원 예금 이자 단돈 5만원…반년새 금리 반토막
은행 수신금리 잇달아 조정…고객도 은행도 한숨만
2020-06-09 14:44:32 2020-06-09 14:44:32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은행 수신 금리가 6개월새 반토막 났다.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은행도 고객도 한숨만 나오는 상황이다. 
 
기업은행은 9일 적립식예금을 비롯 거치식·입출금·저축성예금(MMDA) 등 52개 상품 수신금리를 0.10~0.30%포인트 수준 인하했다. 이날 카카오뱅크과 경남은행도 각각 수신금리를 낮췄다. 카카오뱅크는 '세이프박스' 기본금리를 0.70%에서 0.20%포인트 인하한 0.50%로 조정했다. 경남은행은 정기예금 등 거치식 예금 7개 상품금리를 일괄 0.25%포인트 낮추고 나머지 24개 금융상품에 대해서도 0.10~0.50%포인트 인하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8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자 은행들이 이처럼 발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가뜩이나 악화한 순이자마진(NIM) 탓이 크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거치식·시장성·적립식·저축성예금 등 53개 상품 수신금리를 인하했다. 대구은행은 5일 기준금리 인하에 맞춰 예·적금 금리를 조정했으며, 부산·씨티·SC제일은행도 8일 금리를 낮췄다. 하나은행은 1일 일부 상품의 금리와 중도해지금리를 내렸으나, 영업 협약에 따른 조정으로 이번 기준금리 인하와 연계한 조치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타행들이 조정을 마친 만큼 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도 조만간 금리를 낮출 것으로 관측된다.  
 
올 들어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가 떨어지면서 은행이 취급하는 수신금리는 반년이 채 지나지 않아 반토막이 났다. 예컨대 국민은행의 '국민수퍼정기예금' 경우 1년 만기이자가 연초 1.15%에서 0.60%로 하향됐다. 앞서 카카오뱅크의 세이프박스 금리도 1.00%에서 0.50%로 줄었다. 이날까지 금리 조정을 마친 다른 은행들의 주요 상품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통상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고객 이탈을 우려해 2주 내외의 시간을 두고 수신금리를 조정해왔으나 최근엔 조정 속도가 빨라졌다. 
 
이는 기준금리 인하와 별개로 코로나19 영향으로 시장금리가 이미 낮게 떨어진 탓으로 풀이된다. 은행이 신용대출 등을 위해 조달하는 금융채 6개월물 금리(신한은행 공시 기준)는 지난해 말 1.52%에서 이날 기준 0.67%까지 떨어졌다. 은행이 수신 잔액을 운영할 운신의 폭도 이 수준으로 줄었다는 의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여신(대출)은 자금 조달에 따라 즉각적으로 변동하는 구조로 시장 변동에도 부담이 적지만, 수신의 경우 다르다"면서 "예대율·마케팅 등 은행별 사정에 따라 전략적으로 조정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은행들의 수익성은 크게 악화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3조2000억원으로 1년 새 17.80%(7000억원) 감소했다. 이 기간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은 사상 최저치인 1.46%를 기록했다.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들이 수신상품 금리 조정을 잇는 가운데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시중은행 직원들이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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