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 뗀 인증서들 경쟁한다
전자서명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공인인증서 없어지지 않아, 다양한 인증서와 경쟁
입력 : 2020-05-20 17:58:03 수정 : 2020-05-20 17:58:03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지난 2002년 도입된 공인인증제도가 18년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국회는 20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와 본회의를 잇달아 열고 공인인증제도 폐지를 골자로 한 전자서명법 개정안(이하 개정안)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의한 개정안에는 △공인인증기관에서 발급하는 공인인증서 및 공인인증서에 기초한 공인전자서명 개념 삭제 △국가는 다양한 전자서명수단의 이용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야 함 △전자서명인증업무 운영기준 준수사실 인정제도의 도입 등이 담겼다. 개정안이 국회를 최종 통과하면서 공인인증서의 독점적 지위가 사라져 공공 및 금융 시장에 사설인증서가 진출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전자서명법 전부개정법률안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8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가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자서명법은 지난 1999년 공인인증제도를 도입했다. 이후 2002년 법이 개정되면서 공인인증서가 등장했다. 그간 공인인증서는 공공 및 금융기관의 서비스에 독점적으로 사용됐다. PC나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경우 각종 보안 플러그인을 설치해야 해 사용자들의 불만을 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대선에서 공인인증제도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이후 과기정통부는 2018년 1월 공인인증제도 개선정책을 발표하고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규제·제도혁신 해커톤과 이해관계자와의 검토 회의를 거쳐 같은해 9월 전자서명법 전부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공인인증서의 독점적 지위가 사라졌을 뿐 소비자들이 기존에 사용하던 공인인증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공인'이라는 이름만 없어질 뿐 기존 인증서는 그대로 유효하며 다양한 전자서명의 수단 중 하나로 사용된다. 개정안에서 어떠한 전자서명도 차별하지 말도록 한 만큼, 다양한 인증서들이 공공·금융·기업 등의 시장에서 경쟁하게 된다. 
 
정부는 이번 개정안 통과로 소비자들이 액티브엑스 설치 등의 불편함이 없는 편리한 전자서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당장 카카오페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들의 패스(PASS), 은행권의 뱅크사인 등이 기존 공인인증서의 경쟁자로 떠올랐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국민의 선택권을 넓혀주는 사설인증서의 활용이 확대될 발판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전자서명법 개정안 통과를 환영한다"며 "시행령에 공인인증기관이나 본인확인기관이 아니더라도 적정한 보안 수준을 갖춘 인증서라면 공공·민간 영역에서 차별 없이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까지 들어가 국민 편익이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다양한 인증서들이 등장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기존에는 공공·금융·기업 등의 서비스에서 공인인증서 하나로 로그인이 가능했다. 하지만 각 기관 및 기업들이 각자 다른 인증서를 채택할 경우 소비자들은 각 서비스마다 다른 인증서를 보유해야 한다. 공공기관들은 다양한 인증서로 전자서명이 가능하도록 시스템도 갖춰야 한다.
 
한호현 한국전자서명포럼 의장은 "소비자들은 각 서비스별로 다른 인증서를 갖고 있어야 해 기존보다 더 복잡하고 불편해질 수 있다"며 "전자서명 시 문제가 생겼을 경우 기존에는 인증기관이 과실이 없음을 스스로 입증해야 했지만 이제 고의가 아니었다는 것만 입증을 해도 되도록 바뀌어 그만큼 소비자의 책임이 커졌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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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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