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판관비 줄이며 허리띠 졸라맨 은행들
1분기 판관비 1년새 1800억 감소…점포 축소 등 소비자 불편 우려도
2020-05-18 15:52:25 2020-05-18 15:52:25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4대 은행이 판매관리비를 1년 새 1800억원 줄였다. 지난해부터 비용절감을 위한 점포 축소를 가속화 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맨 결과다. 그런 만큼 소비자 이용 편의는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이 지난 1분기 사용한 판관비는 3조162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3조3388억원) 대비 5.2%(1762억원) 줄었다. 
 
국민은행이 지난 1분기 사용한 판관비는 887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9708억원) 대비 8.7%(837억원) 감소했다. 이 기간 우리은행이 1.0% 줄어든 8050억원을 사용했으며, 하나은행 7269억원으로 14.5% 줄었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감소 폭이 컸던 건 2018년 단행한 희망퇴직 비용이 작년 1분기에 반영된 영향으로 파악됐다.    
 
반면 신한은행의 지난 1분기 판관비는 743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7049억원)대비 5.4%(387억원) 늘었다. 이 기간 인건비와 감가상각비가 각각 200억원 수준 증가한 탓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판관비에서 60% 이상이 인건비로 분류되는 만큼 일시적 증감에 주 요인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판관비 감소로 영업 효율성 개선이 뒤따랐다. 은행이 벌어들인 수익 대비 비용을 알려주는 영업이익경비율(CIR)은 지난 1분기 기준 4대 은행 평균 48.4%로 전년 동기(49.7%) 대비 1.3%포인트 개선됐다. 은행별 반응은 엇갈렸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1분기 CIR은 49.4%, 49.5%으로 각각 4.5%포인트, 5.5%포인트 내려갔다. 이에 반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44.4%, 50.4%를 기록해 각각 1.5%포인트, 3.2%포인트 올랐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치로 떨어지고, 경기 침체가 당초 예상보다 오래갈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올해 은행들의 원가 절감 노력은 보다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들은 지난 1분기 예상보다 많은 대출을 집행한 데다 건전성 부담도 커지고 있어, 올해 남은 기간은 보수적 대출 전략을 유지할 것이라고 알린 상태다. 대출 영업 축소로 실적 감소가 예상되면서 비용 절감에 대한 압박이 커졌다.  
 
점포 통폐합을 통한 비용 효율화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4대 은행이 통폐합 한 지점과 출장소는 지난 4월 말까지 83개로 집계됐다. 신설한 8곳을 제외하면 75개가 사라진 셈이다. 4대 은행의 지난해 점포 수 순감은 38개에 불과했는데, 이미 두 배 가까운 영업망이 사라졌다. 여기에 더해 하나은행이 올 6월까지 25개 점포 추가 폐쇄에 나서는 등 타행들도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은행들이 탄력점포, 고기능 자동화기기(키오스크, STM) 등을 확대하고 있으나, 소비자 불편 대처에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4대 은행이 지난 1분기 기준 판매관리비를 전년 같은 기간 보다 1800억원 줄이며, 영업 효율을 개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각사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