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성적표 받은 강희태 부회장…구조조정 속도 낸다
백화점 ·할인점 연내 17개 폐점…체질개선
2020-05-17 06:00:00 2020-05-17 06:00:00
[뉴스토마토 김유연 기자] 롯데쇼핑 지휘봉을 잡은 강희태 유통BU장(부회장)이 '대규모 점포 정리'에 칼을 빼들었다. 이른바 '장사가 잘 되는' 사업 중심으로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1분기 코로나19 악재 속 온·오프라인 성적표가 크게 엇갈리면서 구조조정 계획을 담은 '2020 운영전략' 역시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롯데백화점 본점 이미지. 사진/롯데쇼핑
 
 
17일 롯데쇼핑 IR 보고서 등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국내에서 백화점 5개, 마트 16개, 슈퍼 74개, 롭스 25개점 등 총 120개점을 연내 폐점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2분기 내 영플라자 청주점을 시작으로 하반기 4개의 점포를 폐점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2분기 중 3개, 하반기 중 13개 등 총 16개 점포를 닫는다. 이렇게 되면 백화점(아울렛 포함) 점포 수는 전국적으로 48개, 할인점은 109개점으로 줄어들게 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구조조정할 점포가 어느 곳인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도 수익성 중심의 사업 재편에 나선다. 중국의 경우 지난 4월 롯데백화점 선양점을 정리했다. 이로써 중국 현지 백화점은 청두점 1곳만 남게 된다. 할인점의 경우 인도네시아에서 3분기 도매점 1곳을 출점하고 소매점 1곳을 폐점한다. 4분기에는 도매점 2곳을 추가로 선보인다. 베트남에서는 올 2분기 할인점 1개를 출점한다.
 
강희태 유통BU장(부회장). 사진/롯데쇼핑
 
이 같은 고강도 구조조정은 롯데쇼핑이 지난 3월 공개한 2020년 운영전략을 통해 공식화됐다. 이보다 앞서 지난 2월 롯데쇼핑은 전체 점포 700곳 중 30%를 정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백화점, 마트, 슈퍼, e커머스, 롭스를 하나로 묶어 통합 출범하면서 롯데쇼핑의 지휘봉을 잡은 강희태 유통BU장의 과감한 결단이다. 생존을 위해선 외형 성장이 아닌 내실 강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판단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역시 롯데를 옴니 채널로 재편하기 위해 구조조정에 돌입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신 회장은 지난 3월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의 인터뷰에서 "실 점포에서의 성공 경험을 모두 버리겠다"면서 사상 최대 규모의 점포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롯데쇼핑이 이처럼 효율화 작업에 나선 것은 경영실적이 급속도로 악화됐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3년간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은 2017년 8010억원에서 지난해 4279억원으로 3년 새 반토막 났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다중이용시설인 백화점과 컬처웍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일제히 하락했다.
 
롯데쇼핑의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74.6% 급감한 521억원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 매출은 작년 1분기보다 21.5% 떨어진 6063억원, 영업이익은 82.1% 급감한 285억원이었다. 반면 할인점은 수익 개선에 성공했다. 롯데마트 매출은 1조602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0.6% 신장했고 영업이익도 218억원으로 12.5% 늘었다. 국내 기존점 매출은 6.5% 역신장했지만, 해외 할인점에서 8% 늘면서 실적을 방어했다.
 
김유연 기자 9088y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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