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금융지주 계열 대형 증권사의 1분기 '실적 쇼크'가 현실화 한 가운데 벌써부터 2분기 실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적 악화의 주요인으로 꼽히는 주가연계증권(ELS)의 헤지(위험회피)비용이 3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1분기 순이익이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보다 70% 넘게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외 증시 폭락, 환율 변동성 등의 영향으로 트레이딩과 ELS 부문에서 손실이 커진 영향이 컸다.
4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109억원으로 전년 동기 3917억원 대비 71.7% 급감했다. 지난해 4분기 2523억원과 비교하면 56.0% 줄었다. 삼성증권 등 비은행계 대형 증권사의 1분기 성적도 이달부터 나온다. 삼성증권의 1분기 당기순익도 전년보다 72%가량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분기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주식투자 열풍 호재에도 불구하고 증권사가 큰 수익을 올리기엔 역부족인 이유로는 ELS의 헤지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회사별 ELS 헤지비용이 삼성증권 1890억원 그 밖에 △한국투자증권 890억원 △미래에셋대우 460억원 △NH투자증권 200억원대로 추산된다.
지난달 해외 ELS 기초지수 폭락으로 일부 증권사를 중심으로 조 단위급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청)이 발생, 대형사의 경우 1조원 안팎, 중소형사들 경우에는 1000억~200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증권사들은 단기간 내 밀려든 증거금 요청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어음(CP) 발행을 급격히 늘렸고 환금성 높은 채권을 대규모로 매도했다. 이에 조달금리가 급증하고 유동성 경색이 발생했다.
문제는 2분기 실적 전망이 더 어둡다는 것이다. ELS 발행잔고가 많은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헤지비용이 발생, 운용 손실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발행잔고는 지난달 말 삼성증권이 7조5000억원대를 기록한 데 이어 한국투자증권이 6조원, KB증권 5조9000억원 미래에셋대우 5조7000억원대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외에도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 NH투자증권이 3조8000억원대에서 4조7000억원대를 기록했다.
전배승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은 ELS 운용을 위해 자체헤지 비중을 40~80%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데 현재 주가수준이 유지될 경우 조기상환이 어려워 헤지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증권사들은 향후 2~3분기 ELS관련 운용손실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김기필 나이스신용평가금융1실장은 " 자본 적정성, 우발채무 등에 대한 익스포져를 고려할 경우 특히 비은행계열 증권사의 신용위험 증가 가능성이 은행계에 비해 크다"고 전망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