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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미국 오프로드 차량의 웅장함, 지프 ‘그랜드 체로키’
V6 엔진 탑재, 최고출력 286마력…가격 6290만원
2020-05-03 06:00:00 2020-05-03 06:00:00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지프의 대형 SUV ‘그랜드 체로키’는 지난 1992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전세계 누적 판매량이 600만대를 넘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는 모델이다. 지난 12~13일, 서울에서 동해, 속초 지역 등 615km 구간을 주행하면서 그랜드 체로키를 시승했다. 시승 모델은 2020년형 그랜드 체로키 리미티드 X 3.6 에디션, 화이트 컬러 차량이었다. 
 
기존에 지프 레니게이드, 컴패스, 체로키, 랭글러 등은 경험했지만 그랜드 체로키는 처음이었다. 그랜드 체로키는 지프 라인업 중 가장 크고 비싼 모델인데, 실제로 보니 미국차 특유의 웅장함, 위압감이 느껴졌다. 
 
지프의 그랜드 체로키 리미티드 X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시승 차량의 전장은 4820mm, 전폭은 1945mm다. 전장보다는 전폭의 길이 때문에 차량이 커보였다.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4980mm, 1975mm)보다는 작았지만 싼타페(4770mm, 1890mm) 보다는 크다. 실제 주행했을 때 차선에 차가 꽉 낀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리미티드 X는 일반 모델에 비해 차별점을 뒀다. 지프를 상징하는 세븐-슬롯 그릴 테두리와 Jeep·4X4·Limited-X 뱃지 등에 저광택 크리스탈로 엑센트를 줬다. 또한 보닛에는 두 개의 열 배출구인 후드를 적용했다. 
 
지프를 탑승할 때마다 좋게 말하면 ‘오프로드 감성’, 나쁘게 표현하면 ‘투박함’이 연상된다. 레인지로버나 디스커버리 차량에서 보이는 세련되고 깔끔한 모습과는 상반된 이미지다. 특히 블랙과 오렌지 계열의 단조로운 구성의 계기판과 첨단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센터페시아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의 내부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시승 차량의 앞좌석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시승 차량에는 V6 가솔린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최고 출력은 286ps, 최대토크는 35.4kg·m 이다. 차체가 육중하고 가솔린 모델이다보니 주행 성능이 만족스럽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시승 당일 오전에 출발했고, 코로나19 영향으로 차량 통행량이 적어 정체 구간이 별로 없었다. 센터페시아 부분에 스포츠 모드 버튼이 있었는데, 고속도로로 진입한 후 속도를 높였다. 차체가 큰 만큼 강하게 치고 나가지는 못했지만 묵직하면서도 안정적으로 가속이 됐다. 
 
안드로이드 오토 기능을 구현해 팟캐스트 방송을 들으면서 운전을 했는데, 속도를 매우 높이지 않는 이상 볼륨을 조절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정숙성은 괜찮았다. 간혹 시승을 하다보면 RPM이 치솟거나 소음이 매우 심해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그랜드 체로키의 경우 6기통에 최대 출력이 높아서 그런지 주행 도중 RPM이 확 올라가지는 않아 보다 여유있게 운전을 할 수 있었다. 
 
트렁크를 열고 찍은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강원도 지역은 오르막길이 많았는데, 무난하게 언덕 구간을 통과할 수 있었다. 힘이 딸리면 매뉴얼 모드를 활용해 기어를 한 단계 내리려고 했는데 예상보다 좋은 등판 성능을 보였다. 
 
시승 둘째날에는 강원도 지역에 비는 물론 우박까지 내리면서 노면 상황이 좋지 않았다. 이때문에 무리하게 과속하기 보다는 안전 위주로 운전을 했다. 차량이 화려하거나 세련된 이미지는 아니었지만 빗길에서도 안정감을 주는 장점이 있었다. 
 
크루즈 기능은 가능하지만 전방 차량과의 간격을 조절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은 빠져 있었다. 다른 지프 브랜드 차량과는 달리 스티어링 왼쪽에만 지시봉이 있어 방향지시등과 와이퍼 기능이 이쪽에 몰려있었다. 트렁크 용량은 800리터에서 최대 1689리터까지 확대된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 스티어링 왼편에만 지시봉이 있다. 사진/김재홍 기자
 
지프 그랜드 체로키에는 지형 환경에 따라 모드를 바꿀 수 있다. 사진/김재홍 기자
 
시승 모델에는 쿼드라-트랙 II(Quadra-Trac® II) 4x4 시스템과 주행 환경에 따라 5가지(Auto, Sand, Mud, Snow, Rock)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셀렉-터레인(Selec-TerrainTM) 지형 설정 시스템이 적용됐다. 다만 시승구간 상 이 모드를 구현할만한 코스가 없어 해당 기능을 활용하지 못한 건 아쉬운 점이다. 
 
시승 후 연비를 확인해보니 8.9km/ℓ로 공연 연비 7.9km/ℓ보다 높게 나왔다. 고속도로 구간이 많았고 날씨가 좋지 않아 안전운전을 했던 것이 높은 연비를 기록한 이유로 보인다.
 
2020년형 그랜드 체로키 리미티드 X 3.6 모델의 가격은 6290만원이다. 지프의 오프로드 이미지와 큰 차체, 내외관 디자인 등을 감안하면 여성보다는 남성들이 선호할만한 차로 판단된다. 
 
지프 그랜드 체로키의 웅장한 외관 모습. 사진/김재홍 기자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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