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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원내대표 경선 본격화, '물밑 경쟁' 치열
민주 '친문' 김태년·전해철…통합당은 조경태·김태흠 거론
2020-04-26 06:00:00 2020-04-26 06:00:00
[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21대 국회 원내대표 경선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180석의 거대 여당과 103석의 소수 야당으로 전락한 통합당의 원내 사령탑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향후 국회 정국의 지도가 바뀌기 때문에 물밑 신경전이 벌써부터 치열한 모습이다.
 
26일 민주당에 따르면 오는 5월 7일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는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김태년(4선)·윤호중(4선)·전해철(3선) 의원이 경선에 나선다. 27~28일 후보 모집 기간에는 다수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질 수 있지만, 당 내 여론이 모아지면서 후보군이 좁혀질 것이란 전망이다.
 
김 의원은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서 이인영 의원에게 밀려 고배를 마신 뒤 재도전한다. 그는 20대 국회에서 2년간 정책위의장을 역임하며 얻은 경험을 부각하고 있다. 윤 의원은 사무총장을 지내며 이번 총선에서 공천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 의원은 이른바 '3철' 중 1명으로 친문 실세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경선에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되는 (왼쪽)김태년·전해철 의원. 사진/ 뉴시스
 
앞서 두 차례 원내대표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신 노웅래(4선) 의원도 거론된다.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은 비주류에서는 정성호(4선) 의원이 적극적이다. 정 의원은 야당과의 원만한 조율이 가능한 인물이자, 실용주의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밖에 조정식(5선) 의원, 86그룹의 박완주(3선)·윤관석(3선) 의원도 출마를 고심 중이다.
 
4·15 총선에서 민주당이 비례 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함께 180석을 확보해 '슈퍼 여당'으로 발돋움하면서 21대 국회 첫 원내대표는 여느 국회 첫 원내대표보다 책임과 권한이 막중하다. 총선 직후 선출된 교섭 단체 원내대표는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장직을 협상하는 자리로, 핵심 직책으로 꼽힌다.
 
헌법 개정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거대 여당을 이끄는  동시에 문재인 정부의 후반기 국정 운영을 좌우할 주요 입법 과제를 책임지게 된다. 당 내에서는 '안정감'과 '강한 협상력'이 관건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의원들 투표로 이뤄지는 만큼, 당 내에서는 약 70명으로 추산되는 친문 의원들 표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총선에서 청와대 출신 인사 등 친문 의원들이 대거 입성하면서 이들의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무난한 승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부 의원들은 총선 선거 운동 기간부터 다른 후보들의 유세를 지원하고, 선거 이후 당선 축하 전화를 돌리며 일찌감치 표심 잡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초선 의원 68명의 선택도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왼쪽)조경태·김태흠 의원. 사진/ 뉴시스
 
통합당은 총선 참패로 당 지도부의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하면서 새 원내 사령탑 선출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 일정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다음달 초에는 열릴 예정이다. 통합당은 당 수습 방안 마련을 위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28일 공식 출범한다. 다만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당 내 반발이 만만치 않아 비대위로 전환하기까지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조경태(5선) 의원을 제외하고 당 대표, 원내대표, 정책위 의장, 최고위원 등 지도부 전체가 경선 탈락 또는 낙선했다. 당의 최대 위기 극복을 위해 어느 때보다 지도력 있는 원내대표를 뽑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까지 원내대표 경선 참여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3선에 성공한 김태흠 의원이 유일하다. '5선 고지'에 오른 조 의원을 비롯해 주호영·정진석 의원, 서병수 전 부산시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4선의 김기현 전 울산시장도 대변인, 원내수석부대표, 정책위의장 등을 두루 거친 만큼 후보로 오르 내리고 있다.
 
복당 신청과 함께 원내대표 도전 의사를 밝힌 권성동 의원의 거취도 관심 거리다. 하태경·유의동 의원이 원내대표로 나서 '개혁 보수'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의원들 역시 후보군으로 부상하고 있다.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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