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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코로나19, '지붕위에 소를 올리자'
2020-03-26 06:00:00 2020-03-26 06:00:00
코로나19가 인류를 집어 삼킬듯하다. 여객기가 멈추고 행사와 모임은 사라졌다. 사업장과 공용시설은 물론 도시전체가 폐쇄되기까지 한다. 전대미문의 현상이다. 이러한 감염병은 과거에도 지구촌을 휩쓴바 있다. 천연두나 페스트, 흑사병 등이 짧게는 300년에서 길게는 수천 년 지속되며 인명을 앗아갔다. 최근 역사에서는 스페인독감이 있었다. 1918년에서 1919까지 불과 2년간 세계적으로 3500만명이 죽었다. 한국에서도 740만명이 감염되어 이중 14만명이 사망했다. 코로나19가 더욱 맹위를 떨칠지 조만간 사라질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다만 모든 국가가 최고수준의 대처를 하고 있을 뿐이다.
 
코로나19의 발생은 인간의 목숨은 물론 인류가 쌓아온 문명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생물학적 바이러스의 확산을 넘어 경제적 악성바이러스가 되어 우리 생활의 곳곳에 충격을 주고 있다. 상가 매출은 반토막 나고 기업의 가동률이 급락하며 해외여행이나 교역조차 멈추고 있다. 운송, 관광, 숙박, 행사, 교육 등의 업종은 올스톱 상태에 있다.
 
그러니 대책 또한 간단치 않다. 정부도 좌고우면할 처지가 아니다. 온갖 수단을 동원하는 분위기다. 며칠 전에는 100조원의 기업구호긴급자금을 투입하고, 각종 공과금과 보험료도 유예하기로 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재난긴급생활비'를 지급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117만 가구에 최대 50만원을, 경기도와 경북, 충북은 물론 기초자치단체도 이와 비슷한 수준에서 합류하고 있다. 개인은 물론 사업장에까지도 과감한 재정적 처방을 동원하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그만큼 코로나19로 인한 국민의 불안감과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치닫는 등 대공황의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국민개개인은 감염확산에 주의해야 하고 정부는 경제활동의 침체에 따른 후유증을 선제적으로 막아야 한다. 보다 중요한 것은 국가적 위기를 맞아 국난극복의 의지로 서로가 협력하는 것이다. 마침 선거를 앞두고 발생한 코로나19의 위기에 정파적 이해관계나 분열적 시각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급한 것은 오직 코로나19의 조속한 퇴치와 사회정상화다. 이것이 온 국가가 나서서 최우선적으로 달성해야 할 목표다. 우리는 '코로나19 이전사회'를 떠나 '코로나바이러스 이후사회'에 와있다. 따라서 이전의 방식으로 대응하거나 대책을 마련해서는 통하지 않는다. 다소 과도할 정도의 처방이 필요하다. 그 기준은 오직 국민의 어려움이며 이에 맞게 온갖 정책을 단기간 집중해야한다. 그래서 응집된 힘이 필요하다.
 
마치 '지붕위에 소를 올리는 이야기'에서처럼 말이다. 한 사람이 홍수로 소가 떠내려가면 어쩌나 걱정을 했다. 한 사람이 지붕위에 올려두면 된다고 했다. 그리고 둘은 누구네 가족이 지붕위에 소를 올리나 내기를 했다. 한 사람의 집에 가서 아버지가 아들에게 "지붕위에 소를 올리자"고 했다. 그러자 아들이 며느리에게 말을 전하고 며느리는 손자에게 전했다. 온 가족이 나서서 소를 번쩍 들어 올려 지붕위에 얹혀놓았다. 다음사람의 집으로 갔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같은 주문했다. 그러자 아들은 "에이 아버지 무슨 소를 지붕에 올려요?"라며 시큰둥했다. 며느리는 "아버님 말도 안돼요"라며 부엌으로 사라졌다. 아버지는 민망해서 친구에게 말했다. "그래서 자네집이 잘되고 우리 집이 안 되는 거였군. 이제 알겠네."라며 손을 잡아끌고 주막으로 향했다.
 
비록 가벼운 에피소드지만 메시지는 간단하다. 위기를 맞아 국민과 기업이 어려울수록 모두가 힘을 합쳐 '지붕에 소를 올리자'는 것이다. 평상시라면 이런 저런 원인과 과정, 그리고 결과를 놓고 갑론을박하겠지만 지금은 비상시국이다. 더이상 사회전반에 불안감과 불확실성이 퍼지는 것을 막고 경제난이 더 악화되기 전에 선제적 응급처방이 필요하다. 그리하여 조속히 일상의 행복을 되찾기를 희망한다.
 
이의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 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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