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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손보사 사업비 체질개선 도움
GA채널 대면 영업 축소→현대해상, 메리츠화재 등 ROE 개선 수혜
2020-03-13 13:37:25 2020-03-13 13:37:25
5개 손보사 원수보험료 중 대리점채널 비중. 사진/손보협회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일부 손해보험사들의 사업비 체질을 개선하는 데 일시적으로나마 도움이 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면영업이 현저히 줄면서 보험대리점(GA) 영업이 직격탄을 맞은 대신 GA 의존도가 높은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등은 사업비를 상당폭 개선할 것이란 전망이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GA 업계가 코로나19 확산세로 2월 말부터 영업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한 GA업계 관계자는 "2월 영업 일수와 1월 영업 일수가 같았음에도 2월 판매가 확실히 줄었다"며 "당장 내달부터 인건비와 임대료를 걱정해야 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접촉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7979명으로 집계됐다. 보험설계사 입장에서는 3월 절판마케팅 대목은 꿈도 못 꿀 지경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GA의 매출 축소가 손보사의 사업비 부담 축소로 이어진다고 보고 있다. GA 채널 수수료가 월납 신계약 대비 1400%라고 가정하면 이론적으로 신계약 10억원 축소 시 비용은 140억원 축소되는 효과다. 보험사가 GA채널에 지급하는 모집수당이 줄어 보험사의 순사업비가 감소하는 것이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GA 매출 축소와 손보사들의 비용 부담 축소가 기대된다"며 "지난해 기준 월평균 신계약 금액은 삼성화재 145억원, DB손보 97억원, 현대해상 90억원, 메리츠화재 141억원, 한화손해보험 44억원 등인데 GA매출 감소를 가정할 경우 사업비 개선 폭은 위 5개사 합산 기준으로 2328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GA채널의 판매 비중이 높은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KB손보가 사업비 개선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30일 기준 원수보험료 중 GA채널의 비중은 현대해상 62%, 메리츠화재 59.8%, KB손보 58%, DB손보 51%, 삼성화재 36% 순이다. 자연스레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당장 1분기 지표에 개선 효과가 나타나기보다는 2개월 후인 2분기 지표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증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당시 2015년 5월 20일 국내 최초로 감염자가 확인된 이후 2개월 후인 7월부터 손해율 개선세를 보였다. 
 
다만 보험사들은 이런 전망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다. 코로나19로 국민이 고통받는 상황에 수혜 받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처럼 보이는 탓이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2월 중반부터 영업 채널에 비상이 걸린 만큼 3월 실적이 나와봐야 확실하다는 설명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순사업비 개선 효과가 영업 직격탄으로 인해 나타날 라도 일시적 효과에 그쳐 큰 효과는 미비할 것"이라며 "사업비 개선 효과가 실제 있다 하더라도 영업을 하지 않아 생긴 개선 폭이기 때문에 보험사들의 전반적인 올해 실적에는 악영향"이라고 말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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