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코로나19 확산·입국제한에…삼성·LG '노심초사'
주베트남 대사 "삼성·LG 기술자들 격리 제외해달라"
스마트폰 생산 주요 거점 폐쇄 시 심각한 차질 우려
2020-03-09 17:25:18 2020-03-09 17:25:18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 생산라인이 있는 베트남에 한국발 입국제한 조치에 이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관련 업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베트남 공장이 폐쇄될 경우 국내 업체들의 스마트폰 생산에 심각한 차질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박닌성 옌퐁공단의 삼성전자 공장 전경. 사진/뉴시스
 
8일(현지시간) 베트남 현지언론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박노완 베트남 주재 한국 대사는 "베트남에 입국한 삼성전자의 전문 기술자들이 14일동안 격리 조치를 당한다면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기업 임직원들에 대해 입국 제한·격리 조치를 제외해 줄 것을 요청했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달 25일부터 대구·경북 거주자와 최근 14일 이내에 이 지역을 방문한 외국인에 대해 입국 제한 조치를 내린 데 이어 이달부터는 한국을 통해 입국하는 모든 사람에 대해 14일간 시설에 격리하는 방향으로 조치를 확대한 바 있다.  
 
베트남은 삼성전자와 LG전자 스마트폰 생산에 중요한 전초기지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박닌과 타이응우옌에서 스마트폰 생산라인 2곳을 운영하며 전체 스마트폰의 절반을 생산하고 있다. 기존에는 중저가 모델이 대부분이었지만 구미사업장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갤럭시 S20 등 프리미엄 라인의 생산 물량도 일부 옮기기로 결정해 베트남 현지 생산량은 더욱 늘어났다. LG전자도 지난해 평택 공장에서 생산하던 휴대폰 물량을 베트남 하이퐁으 로 이전해 주요 생산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박 대사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베트남 생산라인 가동을 지원하기 위해 1000명의 기술자의 추가 파견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울러 최근 삼성전자가 2600여억원을 투자해 베트남에 동남아 최대 규모의 R&D센터 착공에도 돌입한 바 있어, 추가 지원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최근 베트남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점도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베트남 코로나19 확진자수는 8일(현지시간) 하루 만에 10명이 추가되면서 총 30명으로 늘었다. 지난달 13일 이후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던 베트남도 더이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정부 차원에서 전 국민 대상 건강 상태 신고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발생한 확진자의 동선이 복잡해 추가 확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코로나19의 추가 확산을 빠르게 잡지 못하면 삼성과 LG 같은 국내 기업들에 심각한 위기가 오게 될 것"이라며 "전 세계 어느 지역도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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