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 오늘 특이한 주제를 들고 나왔습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나 전문가가 다룰만한 주제인데요?
▲ 네. 사실 기자 입장에서 기업 주가에 대해 논하는 것도 부담스럽지만 매수나 매도 시기를 저울질하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근 일부 증권사에서 SK텔레콤 주식 매수에 대한 의견을 내면서 지금 상황에 대해 기자의 시각에서, 취재된 내용을 근거로 정확한 정보를 알려줘야한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 좋습니다. 그렇다면 증권사 일부에서 어떤 내용으로
SK텔레콤(017670) 주가가 매수 시기라고 했는지 얘기하고, 그에 대해 취재된 내용을 바탕으로 의견을 제시해보시죠.
▲ 일부 증권사에서 어제 SK텔레콤이 투자 적기라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근거는 SK텔레콤의 주가수익률이 낮고, 2분기 실적 성장이 우선시 된다 등의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알기로는 주가 전망은 미래 가치에 대한 투자, 모멘텀이 마련돼야 하는 것으로 아는데 이같은 근거를 찾기 어려운 SK텔레콤에 대한 매수 의견을 내기에는 부족합니다. 주가수익률이 낮아서 저평가 돼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 통신사업자는 오랫동안 겪어왔던 것이구요. 실적 성장에 대한 전망은 최근 정부가 마케팅비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이동통신 3사 모두에게 이미 예견된 일입니다.
- 그렇다면 부정적인 시각인데 자세한 설명 부탁합니다.
▲ 제가 주목하는 건 유무선통합입니다. SK텔레콤의 경쟁사로 분류되는 KT나 LG텔레콤은 이미 관련 유무선기업을 합병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유무선통합서비스, FMC입니다. 그리고 하나가 와이파이입니다. 기존 음성이동전화에 비해 30%-40% 싼 가격이 가능한 FMC는 SK텔레콤의 주력 상품인 음성이동전화 시장의 크나큰 위협입니다.
또 하나는 스마트폰 시대의 이동통신 용량 분산의 핵이라고 말할 수 있는 와이파이입니다. KT는 자타가 공인하는 와이파이 왕국이고, LG텔레콤도 안정적인 유선인터넷망을 이용한 와이파이 인프라를 어느정도 갖출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했습니다.
그런데 SK텔레콤만 유무선통합 인프라에 대한 준비가 가장 부족한 상황입니다.
- 이 기자 말대로라면 SK텔레콤도 경쟁사처럼 유선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와 합병해야한다는 소리인가요?
▲ 합병을 하건 안하건 그건 SK텔레콤 마음입니다. 하지만 지금 같은 경쟁상황에서 합병은 필수적인 요소라는 거죠.
그래서
SK텔레콤(017670)이
SK브로드밴드(033630)의 상품을 팔겠다고 나선 지난 3월경 증권사들이 일제히 합병이 예상된다는 전망을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지난 1분기 실적발표때 SK텔레콤은 합병에 대해 여전히 검토중이라는 의견을 내놨는데요.
제가 취재한 바로는 SK텔레콤도 합병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 절감하고 있다는 겁니다.
- 실제로 SK텔레콤 쪽에서 이와 비슷한 얘기를 들은 적이 있나요?
정확한 결정사항에 대해 들은 바는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정황근거에서도 그 근거를 찾을 수 있죠.
SK텔레콤의 주요 임원이 SK브로드밴드의 사장을 겸하고 있다는 사실이 가장 먼저구요. 두번째가 적자 투성이인 SK브로드밴드와 상대적으로 실적이 양호한 SK텔링크 합병에 대한 검토가 지난해 말 이뤄졌다는 거죠. 올해 5월. 이번 달이군요. 합병을 검토했지만 실효성이 낮다는 이유로 무산된바 있습니다.
- 그 정도 가지고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합병 이슈를 말할 수 있을까요?
▲ 지금 합병에 대해 SK텔레콤의 사외이사들이 주가 흐름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SK브로드밴드는 SK텔레콤의 상품 판매 대행 등의 도움에 힘입어 2분기 흑자전환까지도 전망하고 있습니다.
흑자로 돌아선다면 합병할 명분이 충분한 거죠. 합병과 동시에 무선 1위의 지배력을 유선으로 전이시킬 기회가 마련되는 겁니다.
- 합병하면 좋은 것 아닌가요? 앞으로 주가 흐름은 어떻게 되나요?
▲ 문제는 SK브로드밴드가 적자투성이 기업이라는 겁니다. 합병과 동시에 SK텔레콤은 그 누적적자를 고스란히 떠 안아야 합니다. 게다가 스마트폰 시대에 필수적이라는 와이파이를 깔려면 그 기본이 되는 유선인터넷망 구축이 필수적인데, 정보통신 기자들은 다 알 듯 SK브로드밴드 망은 아직도 투자가 상당히 필요한 네트워크 입니다.
오죽했으면 SK브로드밴드 네트워크를 더 확충하려면 전선을 묻어야하는 땅부터 사야한다는 소리가 나왔겠습니까. 그정도로 아직도 투자가 많이 필요한 사업자입니다. 그 부담을 고스란히 SK텔레콤이 떠 안아야 한다는 소립니다.
눈에 보이는 누적적자 흡수와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한 사업자인 SK텔레콤의 주가가 관리가 될 턱이 없죠.
- 그럼 SK텔레콤은 진퇴양난인 셈이네요. 방법이 없나요?
▲ 올해 SK텔레콤이 20여종의 스마트폰을 내놓는다고 했습니다. 와이파이도 1만 곳에 깐다고 했는데. 사실 와이파이 접속이 안되는 스마트폰은 스마트폰이 아니라 그냥 고성능 휴대폰입니다.
스마트폰은 껍데기만 같을뿐 내용물은 전혀 다른 기기를 말하는 거니까요. 그래서 와이파이가 필요한데 SK브로드밴드 네트워크는 확충에 당분간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주목 받는 것이 그동안 홀대했던 와이브로 네트워크죠. SK텔레콤이 올해와 내년에 이 네트워크를 상당부분 확충하게 될텐데요. 유선망 기반의 와이파이가 어느정도 구축되기 전까지 와이브로가 그 부족분을 해소해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려면 노하우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 좋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이 매수 적기는 아니라는 얘기인 셈이죠?
▲ 제가 매수다 매도다 말할 입장은 아닙니다. 다만 SK텔레콤이 필수 불가결한 선택을 눈앞에 두고 있고 그에 따른 불투명성과 불확정성이 너무 많다는 점입니다.
어느 증권사의 리포트처럼 매수 적기다라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판단이 될 가능성이 많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은 겁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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