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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겨울' 항공사들, 4월까지 춥다
신종 코로나 진정돼도…2개월가량 영향 미칠듯
2020-02-07 06:04:15 2020-02-07 06:04:15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매서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항공사들의 위기가 오는 4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도 환자가 감소세에 접어든 후에도 약 2개월간 수요 둔화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는 이달 중순을 기점으로 확산세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로 항공사들은 중국 노선의 대부분을 운항 중단했다. 중국뿐 아니라 중화권 노선인 홍콩이나 마카오 노선 운휴도 늘고 있다. 신종 코로나가 전염성이 높은 만큼 중화권을 포함한 해외여행 수요 자체가 줄어드는 분위기다. 이처럼 노선 운항이 중단되고 수요도 꺾이면서 여객 수는 전년보다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2003년 사스 때도 항공 국제선 여객 수가 감소하며 항공사들이 힘든 시기를 보냈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사스가 기승을 부렸던 4월과 5월에는 각각 전년 동월보다 여객수송실적이 37.8%, 39.6% 감소했다.
 
6월 사태가 진정 국면에 들어간 후에도 여행 수요 감소는 이어졌다. 6월에는 전년 동월보다 21.2% 감소했으며 8월까지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다 9월부터 회복세를 탔다.
 
항공업계가 신종 코로나로 실적 악화에 허덕이는 가운데 오는 4월까지 여파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각사
 
2015년 5~6월까지 유행했던 메르스도 7월까지 항공 여객 수요에 영향을 미쳤다. 메르스의 경우 진정 국면에 들어서자 휴가철이 시작되며 예상보다는 빨리 여객 수를 회복한 편이다. 하지만 이번 신종 코로나의 경우 항공업계 비수기인 3~5월과 맞물려 있어 수요 회복이 더욱 더딜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도 오는 4월 이후 항공사 실적이 회복세를 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사스의 경우 확산세 둔화로부터 2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여객과 화물 수요가 회복세로 전환됐다"며 "올해 4월을 바닥으로 회복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현지 물류가 차질을 빚으며 가동을 멈춘 현지 공장도 늘면서 화물 수요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전세계 교역량이 줄면서 항공 화물 또한 타격을 입었는데, 이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중국 화물 노선에 공을 들이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반도체와 휴대폰 등 IT·전자기기가 주요 취급 품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 공장이 가동을 멈추면 특히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에 신종 코로나 악재까지 겹치자 항공사들은 줄줄이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6일 저비용항공사(LCC) 에어서울은 오는 5월까지 단기 휴직을 받는다고 임직원에게 공지했으며, 전날 티웨이항공도 희망휴직자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LCC 1위 제주항공도 최근 운항·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5~10일짜리 연차에 무급휴가를 합해 최대 1개월까지 쉴 수 있도록 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거듭된 악재로 모든 항공사가 최악의 겨울을 보내고 있다"며 "통상 3~5월은 비수기라 신종 코로나가 빠르게 진정 국면에 들어가도 여름 휴가철 전까지 실적 부진은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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