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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장 선거 이틀 앞으로…캐스팅보트 영동·영남 손에
10명 후보 난립에 2차 투표 불가피…"조합 실리 따른 투표 지역색 여전할 것"
2020-01-29 06:00:00 2020-01-29 06:00:00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31일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는 영동·영남지역 대의원 표심이 승부를 가를 전망이다. 10명의 후보가 각각 지지 기반인 지역조합장 이력을 내세우고 있으나 강원·경북·대구에서는 후보를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역주의가 약한 초·재선 조합장들이 주로 투표에 나선다지만 지역 배분을 챙기는 농협의 오랜 관행을 깨기는 어렵다는 관측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4대 농협중앙회장을 뽑는 선거에 10명의 후보가 등록해 막바지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후보가 5명 안팎이던 과거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지만 현재까지 단 한 명도 사퇴 의사를 표명하지 않고 치열한 선거전을 진행 중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후보자가 사퇴할 경우 선관위에 바로 보고를 하게 돼 있으나 연휴 간에 별다른 내용이 없었다"면서 "후보단일화의 경우 후보 간 논의로 진행될 수 있기에 따로 선관위에 알리지 않고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든 후보가 완주할 경우 과반 득표자가 나오기 어려워 2차 투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292명 대의원 조합장이 투표에 참여하는 간선제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인 146표 이상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위 득표자와 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다시 2차 투표를 진행한다. 이 때문에 대부분 후보가 아예 2차 투표까지 감안해 선거운동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특성으로 보면 대의원 73명이 분포한 영동·영남이 캐스팅보트를 쥔 모양새다. 자기지역 출신 후보가 없는 만큼 어떤 후보에 표를 던질지가 관건이다. 회장에게 농협과 계열사의 인사·예산·감사권까지 주어지는 만큼 이들 대의원 조합장들이 지역 배분 논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988년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선출직으로 바뀌었지만 경기도, 충청북도, 전라북도 등에선 아직까지 회장을 배출하지 못했다. 지역 배분을 고려하면 이성희 전 경기 성남 낙생농협 조합장, 여원구 경기 양평 양서농협 조합장, 김병국 전 충북 서충주농협 조합장, 유남영 전북 정읍농협 조합장 등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이번 선거에 참여하는 약 70%가 초·재선 조합장으로 대의원이 구성돼 있다곤 하지만 농협의 오랜 관행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시각이다.
 
지역농협 관계자는 "투표에 나서는 대의원 조합장들의 연령이 이전보다 낮아졌으나 여전히 중앙회장이 막강한 예산권을 쥐고 있다"면서 "자기 지역 조합의 실리를 챙기는 투표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중앙회가 지난 19일 서대문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제24대 농협중앙회장선거와 관련해 ?후보자의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한 '공명선거 실천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사진/농협중앙회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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