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데이터3법 시행령 속도전을
입력 : 2020-01-22 06:00:00 수정 : 2020-01-22 06:00:00
"시행 날짜가 박혀있으니 속도가 나지 않겠나. 다만 법·규제 이외의 정책적인 내용들이 고민돼야 하는데 업권담당 사무관이 법, 시행령, 감독규정 등을 다 살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데이터3법' 중 하나인 신용정보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시행령 제정을 앞둔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금융사들의 데이터 활용에 숨통을 틔울 기반은 마련됐지만 도입으로 당장에 혁신을 불어넣기에는 이르다는 의미다.  
 
신용정보법 개정안은 특정 개인을 못 알아보게 처리한 '가명정보'를 개인의 동의 없이도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이를 어떤 조건에서 활용할 수 있는가는 여전히 모호한 상태다. 금융위는 이해당사자를 모아 조율에 들어간다는 방침이지만 그만큼 시간 소요는 불가피한 모습이다. 개정안으로 시행될 '마이데이터' 산업도 덩달아 선명함을 잃고 있다.
 
은행, 카드, 보험 등 각 업권별 세부 적용도 달라 이를 시행령을 통해 정비하는 데도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오는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지만 제도 준비에 따라선 일부 사항은 공포 후 1년 이상 미뤄질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시행령이 드러나야 사업에 들어갈 수 있다"면서 "(은행은) 1년 반은 기다려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지난해 시행한 '오픈뱅킹'은 휴면계좌 찾기 서비스에 그치고 있다. 마이데이터와 연계가 이뤄져야 혁신이 빛을 발할텐데 시간만 늦어지고 있다. 
 
더군다나 신용정보법 개정안은 1년간 국회에 계류돼 있었다. 금융위가 이를 혁신금융을 위한 핵심으로 꼽았다면 법안 통과와는 별개로 규제 적용에 대한 고민을 사전에 진행했어야 했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혁신금융 지체를 국회에 핑계 삼았다는 형국이 되고 있다.
 
정부만 바라보고 있는 금융사들은 답답할 따름이다. 올해부터 은행마저도 수익성이 나빠질 것을 예고하고 있어 각 금융사들은 대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CES를 둘러보며 핀테크(금융기술) 트랜드를 살피고 새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금융업은 규제산업으로 분류되지만 지금 금융의 경쟁자는 속도를 바탕으로하는 IT업계로 꼽히고 있다. 정부가 금융 앞에 '혁신'을 달았지만 이 명명이 선언에 그칠지는 지켜볼 일이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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