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 이슈에도 신동빈 굳건할 듯
상속 대비 지분 정지작업 이미 끝나…지배구조 개편 빨라질 전망
입력 : 2020-01-19 17:49:10 수정 : 2020-01-19 17:49:10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신격호 명예회장의 상속에 따른 지분 변동이 예상되지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영권을 위협할 수준은 못될 것으로 관측된다. 신 회장은 그동안 상속에 대비해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개인 지분을 크게 늘려놨다. 신동주 전 부회장을 비롯해 가족 일가가 상속 지분을 나눠갖는다고 해도 신 회장 지분에 비해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주가가 최근 수년 내 바닥권에 머물러 있어 상속세 부담도 덜한 상태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신 명예회장이 그룹 내 보유한 지분은 롯데지주 3.1%, 롯데제과 4.48%, 롯데칠성 1.3% 정도가 있다. 롯데지주만 해도 신동빈 회장이 11.7% 지분을 보유한 가운데 신동주 전 부회장 지분이 0.2%,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이 2.2%에 불과해 지분 상속에 따른 순위변동 가능성은 낮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상속 지분을 팔고 그동안 그룹 내 보유했던 지분 매각 대금으로 롯데지주 주식을 추가매입 한데도 상황을 바꾸긴 어려워 보인다. 앞서 신동주 전 회장은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제과 등 보유 지분을 매각해 7000억원 상당의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롯데지주 전체 시가총액이 3조 7000억여원 수준으로 현금을 끌어모아 지분을 확보하면 그룹 내 입지를 키울 수는 있다. 하지만 롯데지주 내 자사주가 33% 가량 돼 주식의 시중 유통량 자체가 많지 않다. 더욱이 롯데지주 내 일본계열 지분이 21% 정도 되는데 이들은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재판 과정에서 일본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물러나기도 했으나 지난해 경영복귀와 더불어 재선임된 바 있다.
 
앞서 이미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신 회장은 적대지분을 충분히 약화시켰다. 지난 2018년 10월 롯데제과 등 계열사 분할합병 후 롯데지주로 전환했을 당시 신 회장은 기존 9.07%에서 10.51%로 지분율이 올랐다. 반면 후계구도 경쟁관계인 신 전 부회장은 3.96%에서 0.23%까지 감소했다. 지분상속 등 후계경쟁에서 변수가 될 수 있었던 신 명예회장과 신 전 이사장 지분도 각각 6.83%에서 2.95%, 2.52%에서 1.62%로 줄어들었다.
 
향후 지배구조 개편은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신 회장은 경영권 불안에 대비해 롯데쇼핑 등 남아 있는 계열사 지분을 지주회사에 현물출자해 지배력을 더 키울 수 있다. 롯데지주 주가가 낮은 수준이라 현물출자에 유리하다. 또한 롯데지주는 지주회사 합병 과정에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발생한 자사주를 매각해야 한다. 지분 상속 이전 매각 작업을 진행하면 신 회장의 적대지분 역시 지분율이 높아졌을 것이나 이후 상속에 따른 불확실성이 제거된 상황에서 자사주 정리에 나설 수 있다. 지배력을 공고화하는 지분 정지 작업 후에는 지주회사 배당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 회장이 원롯데 구상으로 밝힌 호텔롯데 상장 및 합병 작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역시 지분 변동에 따른 경영권 위협 요소가 줄어들면서 합병 등에 과감해질 수 있다. 
 
남은 과제는 원롯데 구상을 완성하기 위해 롯데쇼핑 지분 가치를 키우는 일이다. 호텔롯데와 합병하기 전에 신 회장은 더욱 많은 지주사 지분을 확보해 둘 필요가 있다. 합병에 따라 현재 롯데지주 보유 지분이 희석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사드 이슈에 따른 중국 내 부실사업을 대부분 정리했으나 온라인 쇼핑 강세로 마트 사업 등이 부진한 형편이다. 이에 롯데쇼핑은 계열사 온라인 사업을 통합해 올해 본격적인 반격에 나설 계획이다. 온라인 사업 실적으로 롯데쇼핑이 정상화 되면 신 회장이 보유한 지분 가치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면 롯데지주에 대한 현물출자를 끝으로 호텔롯데와의 합병 준비를 모두 마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롯데닷컴을 흡수한 롯데쇼핑은 향후 온라인 사업에 3조원을 투자하는 등 자산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일본 우호지분 역시 롯데 실적에 따라 신 회장에 대한 지지를 보낸다는 점을 고려하면 온라인 사업의 무게감이 크다.
 
고 신격호 명예회장(가운데)이 롯데쇼핑센터 개장식에서 테이프 커팅을 하는 모습. 사진/롯데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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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영

뉴스토마토 산업1부 재계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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