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김재범의 무비게이션)‘해치지 않아’, 상식 넘어선 ‘역발상 우화’
2020-01-11 00:00:00 2020-01-11 10:24:42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해치지 않아는 상식이다. 이 상식에 대한 역발상을 메시지로 담고 있다. 분명히 이건 가짜다. 영화 자체가 가짜다. 이 영화 속 동물원이 가짜다. 모두가 가짜다. 하지만 모두가 진짜라고 믿는다. 그 순간부터 가짜는 진짜가 된다. 상식이 역행하는 세상에서 오히려 진짜와 가짜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기묘한 상황이 만들어 진다. 이젠 가짜도 없고, 진짜도 없다.
 
영화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보이는 데로 믿고 싶게 만드는 우리 현실의 어그러진 이치를 상당히 능숙하게 담아냈다. ‘북극곰이 콜라를 마시는광고의 한 장면이 진짜라고 믿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이 영화 속에선 이 한 장면으로 인해 모두가 가짜를 진짜로 믿어 버린다. 우린북극곰을 보는 게 아니라콜라를 마시는 모습을 보고 싶을 뿐이다. 그 주체가 무엇이든 상관이 없다. 때문에 관람객들은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미 모든 것을 자신의 생각 자체로 재단을 하고 동산파크에 발을 딛는다. 이 곳에서 보고 싶은 것은진짜 같은 가짜일 수도 있고, ‘가짜이지만 진짜라고 믿고 싶은 순간을 보고 싶은 것일 수도 있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