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한국증시, 미중 갈등·경기둔화에 '롤러코스터' 타고 결국 제자리
반도체 덕분에 살아난 코스피 7.6%↑…코스닥, 기대했던 바이오 추락에 0.9%↓
외인·기관 쓸아담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만 올라…개인 '헛발질'
입력 : 2020-01-01 12:00:00 수정 : 2020-01-01 14:01:01
[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지난해 미국 증시가 하반기에 사상 최고치를 잇따라 경신하는 등 호황기를 맞았지만 2019년 한국 증시는 소폭 상승으로 마무리했다. 특히 지난해의 기대주였던 바이오기업들은 거듭된 임상 실패로 코스닥시장에 찬물을 끼얹었고, 증시는 1년 내내 진행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분위기에 따라 등락을 거듭했다.
 
◇글로벌 증시 '상승'…한국은 '롤러코스터'
 
2019년 증시 폐장일인 지난 30일 코스피는 전년 말(2041.04)보다 7.67% 상승한 2197.67로 마감했다.
 
지난해 코스피는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보였다. 첫 거래를 2050에서 출발해 4월16일엔 2248포인트까지 오르기도 했다. 미중 무역협상 타결 기대감과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시사하면서 연중 최고 기록을 썼다.
 
그러나 상승세는 오래 가지 않았다. 약 4개월 후인 8월6일에는 1891까지 추락해 3년 만에 장중 1900선 밑을 구경했다. 12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의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는 등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미중의 갈등 격화, 일본의 수출 규제 강행 등이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다행히 연말에는 미국과 중국이 1차 무역합의에 성공하고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지면서 상승세로 전환, 한해를 마무리했다.
 
우여곡절 끝에 상승했으나 주요 20개국(G20) 주가 상승률과 비교하면 한국은 17위에 그친다. 러시아가 45.0% 올라 1위를 기록했고 아르헨티나(37.6%), 브라질(32.6%), 이탈리아(29.7%) 등이 뒤를 이었다. 미국은 29.2%, 중국은 20.5% 올랐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과 이로 인해 비롯된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 영국의 브렉시트(Brexit) 등 여러 우려 요인이 있었지만 올해 전 세계 증시는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다"며 "원자재 수출국인 브라질과 러시아는 올해 중국이 미국산 원자재 수입을 감축하는 과정에서 반사이익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구조상 무역분쟁 영향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았고 국내 경기 침체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 관련 이슈에 따라 변화가 이어진 한해였다"며 "여기에 MCSI 리밸런싱에 따른 수급 부담과 일본과의 무역마찰 등 부정적인 요인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가 상승 주도
 
코스피 시가총액은 1년 동안 1344조원에서 1476조원으로 9.82%(132조원) 늘었다. 특히 삼성전자(005930)가 231조원에서 333조원으로, SK하이닉스(000660)는 44조원에서 69조원으로 각각 102조원, 25조원 늘어 시총 증가분의 대부분(96.2%)를 차지했다.
 
섹터별로는 반도체가 54.6%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자동차(11.7%), 증권(8.3%), 운송(1.8%)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보험은 19.2% 하락했고 헬스케어는 18.4% 떨어졌다.
 
종목별(우선주, 신규상장종목 제외)로는 인수·합병(M&A)이나 테마주 등 실적보다 단기 이슈로 주가가 오른 종목들이 연간 상승률 상위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한 곳은 대양금속(009190)이다. 스테인리스 제조업체인 대양금속은 올해 들어 주가가 3620원에서 1만5050원으로 315.75% 급등했다. 지난 2008년 '키코(KIKO)사태'로 2012년부터 워크아웃에 들어간 대양금속은 지난 2016년 경영정상화가 이뤄진 이후 매각에 나섰다. 채권단은 지난해 11월 에프앤디조합과 시재건설, 지엔씨파트너스 등으로 구성된 에프앤디 컨소시엄에 대양금속을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비비안' 등의 브랜드로 국내 여성 속옷시장을 선도해온 남영비비안(002070)도 M&A 이슈로 올해 주가가 232.8% 급등했다. 
 
주가 상승률 상위종목으로 기록된 체시스(033250)서원(021050)은 테마에 올라타며 급등했다. 체시스는 자동차 부품업체이지만 계열사인 넬바이오텍이 동물용 의약품을 생산하고 있어 돼지열병 테마주로 분류돼 244.7% 올랐다. 서원은 사외이사가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대학동문이라는 이유로 162.0% 상승했다.
 
◇개인이 버린 주식 기관·외국인이 샀다
 
코스피 투자자별로 개인은 대거 순매도한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순매수세를 보였다. 지난해 개인투자자들의 순매도 규모는 11조8012억원을 기록했다. 개인은 2018년 7조450억원을 순매수, 10년만의 매수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다시 순매도로 돌아섰다.
 
반대로 기관과 외국인은 순매도에서 순매수로 전환했다. 기관의 지난해 순매수 규모는 8조8553억원으로 지난 2011년(11조9147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9505억원을 사들였다.
 
지난해 외국인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다. 삼성전자는 3조8665억원, SK하이닉스는 1조3162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 역시 삼성전자(2조5059억원), SK하이닉스(1조3300억원)를 가장 많이 매수했다.
 
개인들은 두 큰 손이 쌍끌이하는 종목을 가장 많이 팔았다. 순매도 규모는 삼성전자가 6조2450억원, SK하이닉스가 2조5975억원을 기록했다. 개인이 지난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KT&G(3632억원)였다.
 
두 반도체 대표주들은 지난 2018년 업황 둔화 우려로 부진했으나 올해 하반기 미중 무역분쟁 리스크가 완화되고 반도체 업황도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가 집중됐다. 실제 2018년 외국인은 삼성전자(4조9296억원)를 가장 많이 매수했고 기관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3조5056억원, 1조1819억원 순매도했다.
 
특히 외국인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 중 8개 종목의 주가가 올랐다. SK하이닉스가 55.5%로 가장 많이 올랐고 카카오(035720)(49.0%), 삼성전자(44.2%)가 뒤를 이었다. 기관이 가장 많이 사들인 10개 종목 중에서는 7개 종목이 플러스를 기록했다.
 
반면 개인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는 주가가 오른 종목이 단 하나도 없었다. KT&G는 7.59% 떨어졌고 2670억원 순매수한 롯데쇼핑(023530)은 35.8% 하락했다.
 
◇바이오주 추락에 코스닥 '휘청'
 
연말 반등에 성공한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시장은 지난해 시장 분위기를 주도하는 바이오주가 추락하면서 어려운 한해를 보냈다.
 
지난달 30일 코스닥지수는 2018년 말보다 5.82포인트(0.9%) 하락한 669.83으로 마감했다. 코스닥 역시 4월까지 상승하며 4월12일 767로 연고점을 기록했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과 신흥국 자금 유입이 더해지며 강한 상승장을 연출했다.
 
그러나 그 후부터는 좀처럼 활기를 띄지 못했다. 8월6일에는 551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미중 무역분쟁이 길어지고 일본 수출 규제 등의 영향을 받았지만 제약·바이오 기업의 임상 실패 또는 중단 소식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코오롱티슈진(950160)의 경우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의 성분이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로 밝혀지자 지난해 5월 품목허가가 취소됐다. 거래소는 코오롱티슈진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했으나 1년의 개선기간을 부여하기로 하면서 최종 결정이 올해로 미뤄졌다.
 
이어 지난해 6월에는 에이치엘비(028300)가 임상 목표치 도달에 실패하고 8월에는 신라젠(215600)이 면역항암제 '펙사벡'에 대한 임상 3상 중단을 권고받으면서 급등락했다. 여기에 대외 악재까지 겹치자 8월5일 하루에만 코스닥지수가 7.5% 폭락하기도 했다. 이에 거래소는 3년 만에 프로그램매매 호가를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9월에는 헬릭스미스(084990)도 임상 결과를 도출하는 데 실패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결국 바이오 기업들이 다수 속한 기타서비스 업종 지수는 올해 17.4% 하락했다.
 
종목별로는 이원컴포텍이 13배가 넘는 1370.1%의 상승률로 기록적인 한 해를 보냈다. 이원컴포텍은 대표이사가 바뀌고 최대주주가 변경되는 등 변화가 많았다. 열차 시트 납품 기대감 등이 있긴 하지만 이만한 주가 급등을 설명하기는 어려워 투자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5세대 이동통신(5G) 장비 관련주로 지난해 코스닥 시총 상위 기업으로 도약한 케이엠더블유도 주가가 연초보다 363.5% 급등해 이목을 끌었다.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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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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