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비핵화 해법·한중 갈등 해소·일본 수출규제 문제 해결이라는 중대 과제를 안은 문재인 대통령이 한중일 3각 외교전에 돌입했다.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작 된 문 대통령의 '슈퍼 위크'가 한반도 정세의 핵심인 비핵화 문제와 수출 규제 문제 등을 해소할 수 있을 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문 대통령은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에 앞서 2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중 정상회담을 소화했다. 오는 24일 한중일은 정상회의를 열고 3국 협력 현황에 대한 평가 및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한다. 이날 오후 문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나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 관계 악화에 대한 해법 및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등의 현안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만남에서 대북 문제를 중점적으로 거론했다. 문 대통령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미 대화가 중단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최근 상황은 우리 양국은 물론 북한에도 결코 이롭지 않다"고 밝혔다. 최근 북미 대화가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중국의 적극적 역할을 촉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북한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판문점 회동' 요청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새로운 길'을 예고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의 도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또 북한이 성탄절을 전후로 노동당 전원회의 소집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문 대통령이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에 공개적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문 대통령의 메시지에 "우리는 줄곧 긴밀하게 협력을 해온 친구이자 파트너"라며 "현재 세계적으로 100년 동안 없었던 큰 변곡에 대해서 우리는 중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심화·발전시키고 양국의 공동 이익을 수호하고 넓혀야 한다"고 화답했다. 이는 북미간 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역내 평화 중요성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부분이다.
일, 수출규제 반전계기 될까
24일 오후 예정된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회담은 향후 한일 관계를 좌우할 대형 이벤트로 관측된다. 지난 7월 일본이 우리에 대한 수출규제를 발표한 이후 양국관계는 급속도로 냉각됐다. 결국 이번 한일 정상회담이 양국 관계에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를 조건부로 유예하고 지난 20일 일본 정부가 반도체 소재인 포토레지스트를 특정포괄허가 대상으로 변경하는 등 수출규제를 일부 완화하면서 긍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러한 상황에서 양국 정상이 만나는 만큼 추가적 진전도 기대되고 있다.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이 언급한 '자유무역체제'도 주목할만한 포인트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중국과 한국 양국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 번영을 촉진하고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체제를 수호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넓은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수출규제 사태 속에서 문 대통령 역시 자유무역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3국 정상회의에서의 관련 발언이 주목되는 부분이다.
다만 수출규제 문제와 지소미아 문제가 연결 돼 양국 합의 여부는 명확치 않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사실상 보복조치였던 만큼 일본이 해당 문제를 해소하기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으로 출국하기 전에도 우리 대법원의 징용판결과 이어진 우리의 대응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인식을 재차 밝혔다. 아베 총리는 출국 직전 기자들과 만나 징용 소송에 대해 "나라와 나라의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일본의 생각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징용 문제가 모두 해결 됐기 때문에 우리 대법원의 판결은 청구권 협정에 위반된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 한 것이다.
이어 아베 총리는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일한 관계가 어려운 상황이 있지만, 동아시아의 안전보장 환경을 생각하면 일미한·일한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번 한중일 정상회의를 통한 동북아시아 3국의 협력관계 증진 역시 주목하고 있다. 3국 정상회의에선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한 자유무역 강화 기조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비니니스 서밋' 등을 통해선 경제인들의 교류 강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한중일 3국 정상이 모인 가운데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정착'이라는 메시지를 공동으로 낸다면 현 한반도 정세를 돌파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타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 참석해 발언하고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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