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카는 없어서 못 파는데 경차는 '찬밥'신세…왜?
람보르기니·롤스로이스 등 '억'대에도 판매량 급증
매력 떨어진 경차…소형 SUV도 추격
입력 : 2019-11-27 06:05:13 수정 : 2019-11-27 06:05:13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올해 '억'대 슈퍼카들은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경차는 지난해에 이어 꾸준히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자동차업계 일각에서는 사양세에 접어든 경차 시장으로 인해 경차 자체가 곧 사라질 수도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26일 람보르기니에 따르면 회사는 올 연말까지 국내 시장에서 모두 160대를 판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판매량 11대보다 무려 15배 급증한 성적이다. 람보르기니 외에 롤스로이스, 포르쉐, 페라리 같은 다른 슈퍼카 브랜드들도 올해 판매량이 급신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경차는 갈수록 판매량이 줄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까지 경차 판매량은 9만4191대로 전년 동기보다 8.3% 감소했다.
 
람보르기니가 올해 전년 대비 15배 이상 증가한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실적을 이끈 모델 '우루스'. 사진/람보르기니
 
"1년 기다려도 산다"…슈퍼카 인기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슈퍼카 브랜드 롤스로이스는 지난달 누적 기준 전년 대비 44.3% 증가한 140대를 팔았다. 롤스로이드 모델들이 5억~7억원대 가격인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성장이라는 평가다.
 
포르쉐는 같은 기간 전년보다 5.2% 판매량이 줄긴 했지만 수입차 전체 감소율인 13.2%보다는 적다. 하반기 판매량이 감소한 이유는 올 상반기 출시된 '카이엔'의 신차 효과가 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탈리아 브랜드 페라리는 판매 실적을 공개하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올해 100대 이상 판매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처럼 슈퍼카들이 올해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것은 희소성 있는 차를 통해 개성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많은 소비자들이 차량을 받기까지 길게는 1년 이상 기다려야 함에도 '나만의 차'를 갖기 위해 이를 감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르쉐에 따르면 인기 차종인 '파나메라'나 카이엔을 사기 위해서는 길게는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페라리의 경우 주문을 받은 후 생산하기 때문에 통상 6개월 이상의 대기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 국내 수요가 증가하면서 1년 이상까지도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경차 판매량 1위 '모닝'. 사진/기아차
 
눈 높아진 소비자들…'경차 대신 소형 SUV'
 
반면 경차들은 올해 힘을 쓰지 못했다. 국산 대표 경차 기아자동차 '모닝'은 올해 1~10월 4만1343대 팔렸는데 이전 전년보다 15.7% 감소한 수준이다. 2위 쉐보레 '스파크'도 2만8420대 팔리며 7.3% 판매량이 줄었다. 특히 스파크의 경우 전용 공장인 창원공장이 2022년 크로스오버유틸리티(CUV) 생산공장으로 바뀌면서 단종설도 끊이질 않고 있다.
 
경차는 2013년 연간 판매 20만대를 돌파하며 인기를 끌었지만 지난해 14만5839대로 하락했고 올해는 이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처럼 인기가 꺼진 것은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이 경차보다는 준중형 이상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고가 나면 경차는 위험하다'는 인식도 판매량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또 경차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우선시하는 유류비가 과거보다 저렴해진 것도 판매 감소 요인으로 보인다. 이달 셋째주 기준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535원, 경유는 1379원인데 경차가 인기를 끌었던 2010년대 초 휘발유 가격이 2000원을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저렴한 수준이다. 물가 상승률까지 고려한다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부담은 더욱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월 출시된 소형 SUV '셀토스'. 사진/기아차
 
여기에 SUV 열풍을 타고 올해 잇따라 출시된 소형 SUV들이 경차를 위협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7월 1인 가구를 겨냥한 소형 SUV '베뉴'를 출시했고 기아차도 같은 달 '셀토스'를 출시했다. 특히 '동급 최대 공간'을 내세운 셀토스는 출시 4개월 만에 2만1064대 팔리면서 '생애 첫차'로 인기를 끌었다. 경차 '레이'의 연간 판매량이 2만4428대 수준인 것과 비교해도 흥행했다는 평가다.
 
국내 경차 종류는 모닝, 스파크, 레이 3종 뿐인 반면 소형 SUV는 올해 출시된 베뉴와 셀토스를 비롯해 모두 8종에 달해 선택지도 더 넓다.
 
이처럼 판매량이 줄자 경차의 경우 연식변경 외에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이나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도 좀처럼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경차의 경우 수익성이 낮기 때문에 업체들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대형 차종이나 SUV, 친환경차에 집중하면서 위기는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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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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